낙엽의 탄성이 계절을 깨우다

애처로운 내면의 소리를 듣다

by marina

-내면의 소리를 듣다-



이른 저녁 무렵 마실 나온 소슬바람과 더불어 끝자락의 고독한 가을 길을 홀로 걸어간다..

너른 뜨락에 처량하게 널브러져 있는 낙하한 낙엽을 밟으며, 그의 한숨과 탄성을 들으며 그 내면의 고독함을 깊이 있게 느끼기 위해 나 홀로 그가 머무는 길을 걷는다.

바스락 거리는 낙엽의 애끓는 소리는 내 마음에 깊은 울림이 되어 전해지고 끝이 어디인지도 모른 채 끝을 향해 달리는 처절한 가을 낙엽의 모습은 계절의 그 특이성을 원망이라도 하듯 두계절의 틈새에 교묘히 숨어 무상(無常)의 외로움을 노래하고 있다.


한 때의 오색찬란했던 그 아름다운 광채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누렇게 퇴색한 초라한 낙엽이 되어 이리저리 무리 지어 바람에 휘날리고 있는지.

바람이 휘적이는 대로 뒹구는 그 모습들에 삶의 애환이 그대로 보이는 듯해 가슴이 아려옴을 느낀다.


그의 고독한 외로움이 슬픈 눈물이 되어 비를 뿌리는지 가을 끝자락에 처량한 비는 주룩주룩 내리고 그 외로움을 아는 나는 서러움에 같이 눈물 흘리고, 낙엽은 가을비와 나의 눈물에 젖어 탄성의 깊은 바스락 소리마저 잃어버렸다.


처절히 외치는 허무한 탄성이라도 들으면 그 존재의 시간들을 기억하며 추억이라도 하겠건만 비에 젖은 축축하고 초라한 그 모습은 애처로워 차마 쳐다보지도 못하겠구나.

이리저리 휘둘려도 끝자락에 머물며 새 계절 터치라도 하면 좋을 것을 무심한 비로 인해 그 기회도 잃어버리고 내리는 빗속에 처량하게 누워 또 다른 자연 속으로 맥없이 빨려 들어가는 듯하네.


그 애절한 탄성으로 잠자는 계절을 이미 깨워 새로운 계절이 시작되고 있음인지도 알 수 없고, 대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는 모습인지도 알 수는 없으나 그를 보는 내 마음은 서글픔이로다.


계절이 새로움을 펼쳐오는 길목이기에 온기는 온데간데없고 차가운 숨결만이 끝자락의 기운을 감지한 듯 냉랭함이 감도는데, 비 피한 낙엽들의 잔흔은 흘러가는 계절의 그 숨결 속에서 간간히 화려했던 순간들을 잊지 않고 추억하더라.

그의 잔상이 남은 내 마음속에서 '외롭다 외롭다' 그 마음을 토로하고 있네.


나만이 홀로 남아 적적함만 쌓이고.


그 외로움도 학습되면 옅어지고 기다리는 마음이 또 다른 계절 안에서 간절해지면 그때부터 그의 계절은 새로운 아름다움으로 시작되려니 한다.


푸르름으로 그가 다시 오면 그는 화려한 색감으로 계절을 아름답게 그려내고 나는 그 안에서 여러 정경들을 감상하고 글로서 그들을 표현하며 함께 계절을 즐겨야지.


다시 설레고 있어.

그리운 계절로 향한 내 마음이. 그의 생기로운 모습으로의 만남에.

그리고 나의 또 다른 변화로 인한 그의 낯선 표정에.


그리하여 새로운 만남은 외롭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기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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