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뜨락에 서다(1)

일상탈출 가족 여행

by marina


-일상탈출 가족여행-



여행 설렘과 즐거움으로 생활의 활력을 채워 삶의 에너지를 충전시켜 주기에 내게는 항상 옳은 선택이 된다. 대부분은 반복적 일상이 연속되는 단순한 일과 속에서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어 편하게 느껴지긴 하지만 때로는 지루함과 답답함이 동시 다발적으로 미묘하게 감정을 흔들어 대 구속 아닌 구속의 일상이 불편하게 생각될 때도 있기에 정해진 영역이 아닌 다른 일상으로의 진입을 갈망하며 새로운 발걸음을 딛으려 여행을 실행하고 조금의 조미료를 얹어가며 삶의 즐거움을 찾곤 하는 것 같다.


그런 의미의 이번 가족여행은 산과 바다의 합치가 이루어져 자연 풍광이 더 풍요롭고 아름다우며 넓고 푸른 바다가 한눈에 들어와 쌓여있던 스트레스와 생활의 노곤함이 시원스레 녹아내려 순수한 웃음을 되찾게 하는 감동의 소중한 자연놀이 시간으로 추진하였다.


일상 탈출을 계획하는 여행에서 가장 먼저 할 일은 선호하는 지역의 아름다운 경관을 찾아 순례지를 정하는 일이다. 안락하고 경관 좋은 곳을 찾아 숙소를 정하고 지역의 맛있는 먹거리를 찾아 입과 마음을 즐겁게 하는 일, 하여 인터넷 정보망을 총동원하여 심사숙고를 거듭한 끝에 정해진 여행지는 전북 부안의 변산 자연휴양림과 그 일대의 볼만한 곳, 그리고 전북 군산의 신시도 자연휴양림과 그 부근의 장날 구경을 가기로 계획을 세웠다.

여행지로의 출발은 오전 7시 즈음으로 아주 오래전 여행 출발 시간을 생각하면 좀 느슨해진 시간이어서 가까스로 잠을 쫓지 않아서 좋았고 여행 첫날의 시작 피로감은 줄어든 느낌이 들어 한결 가벼운 마음이었다.

예전에는 휴가지로 떠나는 차량의 긴 행렬로 차가 밀릴 생각을 하여 대부분 세 네시 새벽 출발이 국룰일 정도로 출발시간에 예민했었다.


우리 가족의 이번 여행은 한 여름의 휴가절이 아닌 가을에 떠나는 한적한 가을 여행으로 언제부터인가 가을의 단풍여행을 더 선호하여 10월 중 하순즈음으로 여행 계획을 세워 산천초목으로의 진입을 시도하곤 한다.



와! 드디어 출발이다. 오늘의 최종 도착지는 전북 부안의 변산 자연휴양림이다.

물론 목적지로 향하는 길에 여기저기 볼만한 곳을 둘러 순례를 하겠지만, 오늘의 1박 숙소이기도 한 변산 자연휴양림에 대한 기대가 더욱 큰 것이 바다를 끼고 있는 휴양림이라는 천혜의 자연환경 조건에 마음이 혹한 때문이리라.

숙소에서 바라보는 바다의 멋진 경관을 생각만 해도 얼마나 설레는 일인가를 나 자신에게 연달아 주입시키며 경험하기도 전에 감동의 물결을 느끼고 설레하고 있는 거다.




10월 중하순의 기온으로는 쾌청하고 고운 햇살과 더불어 가을 잎들과 놀이를 즐기는 듯 살랑이는 바람은 상큼하며 교통상황은 비교적 순조로워 우리의 여행길은 방해꾼 없이 수월하게 가을 경치를 즐기고 정겨운 이야기들을 나누며 웃음이 끊이지 않는 소중한 시간을 가진다.


끝이 없을 것 같은 고속도로의 휑한 길을 어느 만큼 달리고 나니 혜성처럼 나타난 행담도 휴게소는 우리에게 은혜로운 시간을 맞이하게 하여 긴 시간 꼼짝없이 앉아 있어야 했던 근질근질한 몸을 일시에 자유롭게 한다.


고속도로 휴게소는 언제나 다채로운 환경을 조성하여 사람들의 마음을 유혹하는 매력을 지닌 것 같다.

다양한 색감의 음식들이 나름의 향을 풍겨 군침돌게하고 커피 향이 그들을 영접하도록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로 인하여 입은 한없이 즐겁고 여행의 묘미는 그들 안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것 같다.


고속도로 하면 가락국수이라는 공식이 통하여 나의 공식은 정답을 찾아가고 각자 취향에 따라 맛난 음식의 저작운동을 시도한다. 그리고 다음 순서는 호두과자와 달콤한 커피의 향연이 이어져 순례지로의 여행은 풍성함 그 자체가 된다.

오늘의 첫 순례지는 수많은 천주교도가 박해를 받고 순교한 '해미 순교자 국제성지'이다.


당시 유교 사상이 투철했던 봉건주의 지배체제에 신물을 느끼던 반발세력들이 새로운 사상의 천주교 교리를 들여왔고 그에 반응한 힘없는 민중들이 동요하면서 교세가 확장되자 이에 위협을 느끼던 지배세력들의 탄압이 시작되고 수많은 천주교도를 갖은 고문과 악랄한 방법으로 죽임으로써 세의 확장을 차단하려 온갖 잔인한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하며 여기 해미 국제 성지에서도 수많은 천주교인이 처형되었다 한다.


천주교도임을 부정한 자는 살려준다는 지배세력들의 온갖 회유와 협박에 굴하지 않고 신앙의 굳건한 힘으로 두려움과 모진 박해를 이겨내며 죽임을 당하면서도 교인으로서의 지조를 지킨 수많은 순교자의 고귀한 죽음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그 위대한 믿음과 용기에 경외감을 느낀다.

누구라도 고통의 그 길을 따르기는 어렵고 모진 박해를 견디기는 더더욱 가능키 어려운 일이었기에.


'하느님의 나라에서 평화로운 안식을 누리십시오, '


고속도로를 달린 시간과 휴게소에서의 달콤한 휴식과 해미 국제성지에서의 미사 참례 시간을 모두 마치고 나오니 얼추 점심시간이 되었지만 휴게소에서 다양한 만찬을 즐기고 온 터라서인지 아직도 배가 꺼지지 않은 상태라 점심은 뒤로 미루기로 하고 달달한 커피 한 잔씩만을 손에 들고 다시 오늘의 최종 목적지를 향하여 출발한다.


도로는 한 점 막힘이 없고 이야기도 끊임이 없으며 어느 만큼의 도시 풍경을 즐겼을까.

드디어 오늘의 목적지인 변산자연휴양림이 근거리에 위치하고 휴양림 입성시간이 세시로 정해져 있기에 휴양림으로 들어가기 전 이 지역 유명 빵집이라는 슬지 제빵소에 들려 여러 종류의 빵을 사고 커피도 마시며 휴양림을 향하여 출발한다.


드디어 전북 부안군 변산 자연휴양림에 도착. 시간은 4시 반을 가리키고 있다.

우리의 숙소 이름인 '선운산'을 향해 계단을 올라 숙소에 들어서니 비교적 깔끔한 실내 분위기에 마음 놓이고 창가에 서서 경관을 바라보니 너른 바다와 나무 숲이 보여 마음이 탁 트이는 기분을 느낀다.

잔잔한 파도소리에 잠시 마음을 내려놓고 눈을 감으니 그 물결 소리가 자장가가 되어 졸음이 살며시 노크를 해 대며 쉬라고 종용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오랜만의 여행이라서인지 피로감이 몰려왔지만 기운을 차리고, 주방으로 가서 집에서 싸들고 온 음식을 지지고 볶아서 맛있는 저녁식사를 준비한다.

메뉴는 된장찌개와 빠질 수 없는 상추와 삼겹살, 그리고 소소한 반찬들이다.


저녁식사 후는 비교적 한가한 시간이라 십이지 놀이와 공기놀이를 하면서 누적되는 점수들을 계산하니 신나 하기도, 아쉬워하기도 하며 휴양림에서의 아늑한 밤을 즐긴다.

밤의 시간은 소리도 없이 무르익어가고 방이 따끈하니 여독이 몰려와 이제는 여행 1일의 여정을 접어야 할 시간이다.


물결이 밀리고 쓸리며 들리는 파도소리의 아름다운 음률에 행복감을 느끼며 스르르 잠이 들었다.

여명이 움트고 있음을 느낄 정도로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


여행 이틀 차의 아침 햇살은 곱고 예쁘다. 창밖을 내다보니 신선한 바람이 바다물결을 타고 오는 듯 약간의 바다 내음이 코 끝을 간지럽힌다.

기지개를 한 번 시원스럽게 켜주고 간조가 되어 물이 어느 만큼 빠져있는 바다를 아쉬워하며 다시 안으로 들어와 기상나팔을 불어 가족들을 깨우고 간단한 아침식사를 하고 쌉싸름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한껏 펼쳐놓은 짐 정리를 시작한다.

퇴실시간이 11시이기에 부지런히 서둘러 방을 나서 휴양림 내 전망대로 차를 타고 이동하니 실내에서 느끼지 못한 광활한 바다가 시야를 황홀하게 한다.

멋진 경관이 있는 곳은 사진 촬영지로 으뜸이니 우리 가족의 사진은 기본으로 남겨야 하기에 수없이 셔터를 눌러대니 옆에서 바다를 함께 감상하던 뭇사람들이 너무 보기 좋다며 응원을 보낸다.


이쯤으로 우리 가족 추억의 장은 하루치를 꽉 채웠기에 새로운 추억 페이지의 장식을 위해 출발이다.


변산 자연휴양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