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살이 20 - 인도에서 집을 구하려면?)
나의 9개월 남짓 인도살이가 팍팍했던 건
한국과 다른 언어와 문화 차이도 있지만,
사실 주거 문제가 컸다.
우리도 나름 꼼꼼하게 골라서
인도의 신축 아파트로 들어왔지만,
이사 이후에 위층의 공사가 계속되면서
소음과 각종 시설 부서짐으로 마음고생을 했다.
(현재도 진행 중인 부분)
최근에는 거실 유리창까지 깨지고,
그 과정에서 안전이나 먼지, 소음 문제까지
너무 많은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지내왔다.
그래서 인도에서 집을 구하려면,
이것을 꼭 살펴봤으면 하는 내용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인도에서는 아파트를 구분할 때
보통 3BHK, 4 BHK라고 말을 하는데,
이건 3개의 방과 4개의 방을 구분하는 것이다.
원하는 아파트의 크기나 방의 개수를 정했다면,
회사나 학교를 고려해서
원하는 아파트를 찾으면 되는데,
더운 날씨를 생각해서 동향이나 서향은 피하는 게 좋다.
오히려 인도에서는 북향을 더 선호한다고 한다.
그리고 주변에 사원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좋다.
정해진 시간마다 청량하게 울리는 기도 소리,
특히 새벽 기도 소리에 잠이 깨기도 한다.
이제 아파트를 결정했다면,
집 내부를 꼼꼼하게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인도는 내부 인테리어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서
내가 원하는 인테리어를 집주인에게 요구하는 게 필요한데,
여기에서 특히 주의할 사항들이 많다.
(개인적인 경험 위주의 순위 선정)
1. 자신이 원하는 집 주변의 거주자 확인!
윗집과 아랫집, 옆집에 거주자가 있는지 확인하는 게 좋다.
만약 빈집이라면, 엄청난 공사 소음에 시달릴 수 있으니
공사가 모두 끝나고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집 옆이나 아래가 좋다.
(개인적인 경험에 의한 조언)
2. 물이 잘 나오는지 확인!
인도는 상하수도 시설이나 정수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아서
물 상태를 보는 것이 중요하고, 물이 잘 나와도
한국처럼 수돗물을 바로 사용하는 것은
수질의 상태를 확인할 수 없어서 위험하다.
그래서 인도의 정수기인 RO-WATER 설치가 필요하고,
만약 없다면 집주인에게 꼭 요구해야 한다.
한국 주재원들은 RO-WATER도 쓰지만,
물을 사용하는 모든 곳에 한국의 정수 필터를 설치하고,
먹는 물은 생수를 사서 먹는 편이다.
물론 정수 필터를 설치했다고 안심할 순 없고,
하루만 지나도, 필터가 이렇게 변하는 걸 볼 수 있다.
매번 놀랍다.
3. 전력 사정이 괜찮은지 확인!
인도에서는 정전이 잦은 편이다.
처음에는 정전에 놀랄 때도 많았지만,
이제는 적응이 돼서 곧 들어오겠지 하면서 기다린다.
하지만, 고층 아파트에 거주한다면, 전기가 나갔을 때
대체할 수 있는 전력 시스템이 갖춰졌는지 체크해 보는 게 좋다.
엘리베이터에 갇힐 수도 있는 일이다.
4. 냉방 기기 설치 여부 확인!
인도는 4월 날씨가 40도까지 올라간다.
우기가 시작되기 전까지 4월과 5월이 가장 덥고,
잠을 자다가 더워서 깰 정도로 정말 덥다.
그래서 냉방 기기의 설치 유무가 진짜 중요한데,
입주 전에 거실과 방은 물론이고, 주방까지
에어컨과 실링팬 설치를 꼭 요구하는 것이 좋다.
5. 베란다 새시(창문틀) 설치 여부 확인!
인도의 베란다는 외부 새시 없이 아주 광활하다.
대부분의 아파트가 거실부터 방까지 모두 이어진 외부 베란다에
새시가 없이 뚫려 있어서 전혀 활용할 수 없는 수준이다.
왜 이렇게 쓸모없이 베란다를 만드는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다.
그리고 비와 바람이 강한 인도에서는
베란다가 먼지만 쌓이고, 새들이 날아오는 공간이다.
외부 새시 설치나 버드넷 설치가 너무 필요하다.
6. 방충망 설치 여부 확인!
아파트 22층인데, 모기가 있을까? 없을까?
고층이라고 모기가 없을 거라는 편견은 버려야 한다.
고층이라도 하수구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모기가 많이 올라온다.
베란다나 화장실 창문 등 방충망 설치는 너무 중요하다.
7. 암막 커튼 설치 여부 확인!
인도는 일 년의 대부분이 덥다.
두꺼운 암막 커튼은 해를 가려주고,
집 내부의 온도를 조금이라도 낮춰줄 수 있어서
아주 두꺼운 암막 커튼 설치도 필요하다.
8. 붙박이장, 신발장 설치 여부 확인!
인도는 한국의 아파트와 달리
붙박이장이나 신발장 같은 기본 옵션 가구들이 없다.
그래서 계약 전에 집을 꼼꼼하게 보면서
붙박이장, 신발장 등 필요한 가구를
집주인에게 모두 요구해야 한다.
9. 핸드 샤워기 설치 여부 확인!
인도는 보통 해바라기 수전이 설치돼 있다.
해바라기 수전에는 샤워기 필터 설치가 어렵고,
샤워실 청소 문제도 있기 때문에
입주 전에 핸드 샤워기 설치도 꼭 요구해야 한다.
10. 입주 전 대청소 요구!
인도인이 생각하는 청소와
한국인이 알고 있는 입주 청소는 개념이 많이 다르다.
먼지만 슬슬 쓸어내는 청소가 될 수 있으니
입주 청소를 꼭 꼼꼼하게 해달라고 요청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밖에도 형광등이나 스위치, 벽 페인트 등을 확인하고,
수리할 부분이 없는지 살펴보는 것도 필요하고,
나중에 이사 나올 것을 고려해서
처음 집 상태를 사진으로 잘 찍어서 남겨두는 것도 중요하다.
지금까지 정리한 것들을
우리도 집주인에게 요구했지만,
절반 정도만 들어줬던 것 같다.
부족한 부분은 셀프로 고치면서 사는 방법도 있으니까,
집주인이 요구를 모두 들어주지 않아도
최대한 많은 부분을 요청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인도에서 집을 구할 때
내 경험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위아래 층의 공사 여부 확인이 진짜 중요하다.
그래야 지금도 계속되는 소음이나
수리 문제로 속앓이를 하지 않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