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짝 마라 내 캐리어
두 번째 출장 필수품이자 여행 필수품. 바로 위치추적기이다. 나는 위치 추적기를 항상 위탁 수하물에 넣어놓는다. 거창한 추적기는 아니고, 우리가 흔히 쓰는 삼성의 스마트태그, 애플의 에어태그이다.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으로 태그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크기도 작다. 웬만한 스마트워치 본체보다 작은 사이즈다.
위치 추적기가 필수인 이유는 짐분실 때문이다. 국제선을 탈 때 주로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우리에게 '짐 분실'은 먼 이야기다. 인천 출발 편, 인천공항 환승 편에서 짐분실이 될 확률은 거의 없다. 하지만 유럽, 미국은 물론 당장 동남아 지역만 가도 신경 써야 한다.
짐 분실 사례 1) 말 그대로 정말 짐이 최종 목적지에 도착하지 않은 경우.
환승을 촉박하게 한 경우 많이 일어난다. 환승 시간이 촉박해 위탁 수하물이 첫 번째 항공편에서 두 번째 항공편까지 차마 옮겨지지 않은 경우다. 또는 공항 측 실수로 아예 실리지 않을 때도 있다. 이럴 경우 공항에 근무하는 항공사 직원에게 문의하면 수하물 택 번호를 활용해 바로 추적이 가능하다. 하지만 가끔 직원도 수하물 위치를 빠르게 추적하지 못할 때가 있다. 이럴 때 위치추적기가 도움이 된다. 내 수하물이 어느 공항에 있는지만 알아도, 직원이 수하물 위치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짐 분실 사례 2) 국제선에서 국내선으로 환승하는 경우.
출장을 다니다 보면 외국 소도시를 방문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경우 보통 그 나라의 허브 공항에 도착 후 그 나라의 국내선 비행기를 탑승해야 한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는데, 바로 수하물 연결 문제이다. 한국과 일본처럼 '국제선-국내선 환승'을 하더라도 수하물이 자동으로 최종 목적지까지 가는 나라들이 있다. 반면 미국이나 일부 아시아 국가처럼 국제선 첫 도착지에서 수하물을 직접 찾은 후, 국내선 비행기 쪽으로 직접 다시 붙여야 하는 경우들이 있다. 한국인들에게는 이 과정이 익숙지 않아, 이 과정에서 분실물이 많이 발생된다. 이 때도 위치추적기가 있으면 수하물 위치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짐분실 사례 3) 블랙머니, 뒷돈 요구....
개발도상국에 방문할 경우 흔하게 일어난다. 도착지 공항 직원들이 위탁 수하물을 빼돌려 분실되는 경우다. 그리고 직원들이 한결같이 말한다. "짐이 어디 있는지 모른다. 도착했는지도 모른다." 이때 위치추적기를 켜서 내 짐이 도착지 공항에 확실히 도착했다는 것을 보여주면 더 이상 발뺌하지 못한다. 블랙머니를 요구해도 터무니없는 금액이 아닌, 적절한 수준에서 협상할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깝지만.. 블랙머니를 요구했던 공항에서, 내 짐을 찾고 블랙머니 금액을 낮추긴 했더라도 아예 안 줬던 경우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