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6
어느 날 친한 선생님 중 한 분께서 "샘 덕분에 나도 하늘을 자주 보게 되었는데 참 좋더라."라고 말씀하셨다. 날마다 구름 한 점. 나는 하루를 보내면서 하늘을 올려다보는 시간을 꼭 가진다. 그러다가 예쁜 구름을 발견하면 꼭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이야기해서 같이 보곤 한다. 어떤 계기로 하늘을 매일 올려다보게 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하늘을 보고, 예쁜 구름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 가을에는 예쁜 구름을 많이 볼 수 있어서 좋은데 가을이 오는 줄 알았더니 다시 여름이 와서 9월 중순인데도 이렇게 덥다니... 가을이 오면 점심시간에 학교에 있는 데크길을 산책하면서 하늘과 구름을 볼 시간이 많아질 텐데 더울 때는 산책을 할 수가 없다. 학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다 보니 학교 건물과 함께 예쁜 구름 사진을 찍기도 하는데 아래 사진처럼 정말 잘 찍은 날에는 교무기획부에 가서 교육계획서 표지에 실릴 학교 전경을 찍어왔다면서 보여드리기도 한다ㅋㅋㅋ
몇 년 전에 갔던 남미에서는 진짜 가는 곳마다 예쁜 구름이 많았다. 아래 사진은 페루의 쿠스코와 모라이, 볼리비아의 티티카카 호수에서 찍은 사진이다. 구름과 어우러진 이색적인 풍경을 볼 때마다 "우와"를 연발했던 기억ㅋㅋㅋ 이 지역은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어딜 가더라도 고도가 높았는데 나는 장소를 옮길 때마다 '여기 이 동네에 사는 사람들은 매일 이런 구름 보는 건가? 그러면 진짜 좋겠다. 내가 여행을 온 계절에만 이런 예쁜 구름을 볼 수 있는 건가?' 생각을 계속했다.
지구과학 수업을 들은 사람들이라면 구름의 종류에 대해 배운 적이 있을 텐데 내 휴대폰에는 여러 종류의 구름 사진이 있다. 위에 내가 찍은 사진을 보시면서 느끼셨을 수도 있다. 내가 어떤 구름을 발견했을 때 가장 즐거워하는지... 바로 일본 애니메이션에 자주 나오는 적란운이나 적운을 발견할 때 나는 제일 신난다. 내가 사랑하는 애니메이션 "시간을 달리는 소녀"에 자주 등장하는 몽글몽글한 솜사탕 같은 구름들을 보면 '누가 생크림을 짜놓고 갔군.' 이렇게 생각하면서 나 혼자 흐뭇하게 미소 짓는다.
아무튼 구름. 고개를 들고 하늘을 올려다보며 어디 예쁜 구름 없나 하고 찾는 시간은 나에게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주는 시간이다. 그래서 하루 일과 중에 구름을 만나는 시간을 꼭 가지지만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을 볼 수 있는 날도 있다. 그럴 때는 '하늘 색깔은 참 예쁜데 구름이 없잖아ㅠㅠ.' 하면서 내일을 기약한다. 예쁜 구름을 만나는 날에는 휴대폰을 꺼내서 찰칵. 그래서 내 휴대폰에는 하늘과 구름을 찍은 사진이 많이 저장되어 있다. 내가 매일 하늘을 올려다보는 시간을 가져서 다른 사람들도 그런 줄 알았는데 하늘을 거의 안 보고 사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 새벽에 출근해서 건물에만 갇혀 있다가 저녁에 퇴근하는 팍팍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도 그렇지만 밖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더라도 예쁜 하늘과 구름을 보려면 잠시 멈춰서 고개를 들고 하늘을 쳐다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냥 걸어가면서 내 시야에 들어오는 하늘을 보는 것과 내가 서있는 곳 위에 있는 하늘을 보는 느낌은 다르다.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 하늘을 거의 안 보고 하루를 보내는 분이 있다면 꼭 한 번 가던 길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 몽글몽글한 구름을 보면 마음도 몽글몽글해져서 기분이 좋아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구름을 좋아하게 되면서 알게 된 책 한 권을 소개하면서 글을 마친다.
구름 좋아하세요?
365장의 멋진 구름 사진과 함께하는 과학적인 멍 때리기
『날마다 구름 한 점』은 구름감상협회 전 세계 5만 3천여 회원이 보내온 사진에서 엄선한 멋지고 놀라운 구름 사진이 담뿍 담긴 책이다. ‘구름감상협회’라는 고상한 이름의, 하지만 세상에 있을 것 같지 않은 단체에는 전 세계 120개국에서 무려 5만 3천 명이 넘는 사람이 가입해 있는데, 세계 각지에서 회원들이 보내온 재미있고 진귀한 사진 중 365장을 추려 짤막한 글과 함께 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