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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생물 선생님 Sep 25. 2024

처음부터 잘못된 건 없어. 그냥 너만 없었으면 돼.

영화_파수꾼

나는 고등학교 교사라 그런지 몰라도 성장 소설과 성장 영화를 좋아한다. 나의 학창 시절에는 수능에 나오는 문학 작품 위주로 공부하느라 정작 성장 소설은 거의 읽지 않았던 것 같은데... 소설을 좋아하는 나는 학교 도서관에서도 책을 빌릴 때 성장 소설을 자주 빌려 읽는다. 오늘 소개할 영화는 배우 이제훈과 박정민이 지금처럼 유명하지 않을 때 주연으로 나온 영화, 섬세한 남학생 3명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파수꾼이다.


영화 파수꾼은 고등학교 시절 가장 친했던 세 친구가 미성숙한 소통으로 인해 우정을 지키고 싶었지만 결국 지켜내지 못하고 비극으로 끝나버린 이야기를 담고 있다. 기태와 희준, 동윤이는 늘 붙어 다니는 절친으로 같이 야구도 하고, 담배도 피운다. 엄마 없이 무관심한 아빠와 살고 있는 기태는 정이 그리운 아이로 학교에서는 싸움으로 1등이지만 내면에는 두려움이 가득하며 희준이와 동윤이에게 많은 의지를 한다. 동윤이는 기태와 중학교 때부터 친하게 지낸 사이고, 희준이는 기태의 거친 태도에 불만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잘 지낸다. 그러다가 친구들끼리 떠난 여행에서 갈등이 생기고, 오해가 쌓이며 친구들의 관계는 파국을 맞이하게 되면서 결국 견디다 못한 희준이는 전학을 간다. 동윤이와의 관계도 돌이킬 수 없게 되어 혼자가 된 기태는 결국 최악의 선택을 하고 만다. 극 중 기태의 대사 중에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 비참해져도 너희만 나를 알아주면 돼. 너까지 나한테 이러면 안 돼."라는 내용이 있다. 유일하게 기댔던 친구 2명에게서 자신의 존재를 부정당한 기태는 삶의 이유를 찾기 어려웠을 것이다.    

         

기태의 죽음을 중심으로 아버지가 아들의 죽음에 대해 뒤쫓기 시작하며 과거와 현재를 오가면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보는 내내 안타깝고, 가슴이 먹먹한 장면이 많다. 남학생들 사이의 암묵적 권력관계와 폭력적인 장면이나 담배를 피우는 장면 등 보기 불편할 수 있는 장면들도 있지만 그 속에서 소통을 잘하지 못하는 미성숙한 남학생들이 겪게 되는 비극을 보여주는 영화. 서로를 경계하며 자신을 지키고 싶었지만 결국 부서져 버린 세 친구의 이야기, 파수꾼이란 사전적 정의로 경계하며 지키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 시놉시스 >

한 소년이 죽었다. 평소 아들에게 무심했던 소년의 아버지(조성하)는 아들의 갑작스러운 공백에 매우 혼란스러워하며 뒤늦은 죄책감과 무력함에, 아들 기태(이제훈)의 죽음을 뒤쫓기 시작한다. 아들의 책상 서랍 안, 소중하게 보관되어 있던 사진 속에는 동윤(서준영)과 희준(박정민)이 있다. 하지만 학교를 찾아가 겨우 알아낸 사실은 한 아이는 전학을 갔고 한 아이는 장례식장에 오지도 않았다는 것. 뭔가 이상하다. 그러던 중, 간신히 찾아낸 희준은 ‘기태와 제일 친했던 것은 동윤’이라고 말하며 자세한 대답을 회피한다. 결국 아버지의 부탁으로 동윤을 찾아 나선 희준. 하지만, 학교를 자퇴하고 떠나버린 친구는 어디에도 없다. 천진하고 순수했던 그 시절, 미성숙한 소통의 오해가 불러일으킨 비극적 파국. 독단적 우정이 가져온 폭력과 그 상처의 전염은 우리를 아프고 충격적인 결말로 이끌어간다. 서로가 전부였던 이 세 친구들 사이에서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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