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맑금주(金作)100일째
금주 100일. 디데이 알람이 방긋 등장.
소리 없이 부드럽게 비가 내려 땅을 적시듯 몸은 100일 금주를 품고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내 몸이 내 마음을 잘 알아준다. 내 몸이 내 마음을 순순히 잘 따라준다.
이렇게 하고 싶으면 이렇게, 저렇게 하고 싶으면 저렇게, 요렇게 하고 싶으면 요렇게.
일찍 일어나고 싶으면 알람만 맞추면 몸이 잘 일어나 준다.
일을 미루지 않고 바로바로 처리하고 싶으면 바로바로 움직여준다.
운전 대신 걸어서 도착지까지 가고 싶다. 2.6km야. 걸어가자. 하면 든든히 옷을 입고 운동화를 신는다. 걸어간다. 머리에 든 생각과 의지가 몸과 갈팡질팡 다투지 않는다.
금주 전 내 몸은 타협을 원했다.
나: 지금 해야 하는 일이 있어.
몸: 조금만 더 자도 괜찮지 않아? (주춤) 조금만 더 쉬었다 하자. 쉬는 날이잖아.
나: 걷고 상쾌한 산의 공기를 마시고 싶어.
몸: 아침에 갔었어야지 지금 해가 중천이야 뜨겁고 사람도 많아서 복잡할 거야. (주춤) 3시쯤 저물 때 가는 게 어때?
나: 신선한 양상추와 따뜻한 잡곡콩밥 먹고 싶어.
몸: 지금 농도 짙은 아주 얼큰한 국물이 더 좋을 것 같은데? (주춤) 완전히 소진된 기력을 소생시킬 음식이 필요해.
고칼로리!! 해장국 어때? 짬뽕? 아니면 개운한 갈비탕은?
몸은 이렇게 주춤하며 나와 타협을 원했다. 내 마음과 의논해야만 했다. 차선을 선택해야 했고 선택해야 할 고민이 많아지면 차차선 그리고 또 타협함으로써 시간은 지체되고 만족감이 크지 않았다. 하고 나서도 한 것 같지가 않았다. 무엇인가 남아있는듯 찜찜함이 있었다.
그때는 몰랐다. 그것이 당연한 삶이고 누구나 이렇게 사는 것이지..
금주 100일째. 아닐 수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생략할 수 있다.
내 몸과 타협할 필요조차 없는 삶이 있었다.
금주 전 내 몸과 마음사이가 멀어 소통이 서로 안된다.
잘못 알아듣기도 했다. 몸짓 발짓 하며 어렵게 이해를 시켜야 했다. 에너지가 소모되었다.
마치 하늘과 땅의 거리가 멀어 비로 연결하여 교신하듯 비가 거세게 오는 날은 서로의 소통은 더 어려웠다.
금주 후 지금은 가까이에 있다. 나를 알아주는 나의 몸이 되었다. 점차 간격은 더 좁혀질 것이다.
야구선수가 배트와 하나가 된 듯, 화가와 붓이 하나가 된 듯, 점점 올라가 이제는 하늘 위에 와 있다. 구름에 앉아있다. 비는 구름밑에서 뿌려지니 이제 상관없는 소리가 되어버렸다. 하늘과 직접 소통한다. 바로 볼 수 있다.
몸의 눈동자에 내 마음이 비친다. 이 행복감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뒤를 일부러 돌아보지 않아도 앞 유리로 내가 비쳐 보이 듯 그렇게 점점 하나가 되고 있는, 경계가 모호해지는 몸과 마음을 의식하는 하루를 보내본다. 내 몸에게 고맙다. 점점 아끼고 사랑하게 된다.
주춤한다는것은 몸이 타협을 원하는 신호다.
혹시 오늘 몸이 타협을 원했다면 몸에게 알려주자. 주춤거리지 마! 지금 당장 할 거야!!

해맑금주(황금金창조주作)-삶을 해맑게 황금으로 만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