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 중 피해야 하는 소설

해맑금주 321일째

by 샤인진

프랑스작가의 소설을 읽고 있어요.

죽겠어요. 술이 계속 나와요. 코냑, 칼바도스, 포도주를 치즈와 즐겨요. 난리 났어요.

금주 중 아니될 소설을 골랐나 싶을 정도로 많이 나와요. '그리스인조르바'보다 더 많이.


남자 주인공과 연인사이 조앙마두. 말타툼이 점점 불씨를 키우다가도 칼바도스가 식탁에 차려지는 순간. 남녀 주위의 조명이 은...해지면서 둥둥 "데스티니~~ destiny" 노래가 어디선가 들리는 것 같아요. 분위기가 순식간에 부드럽게 바뀌어요. 사람을 살렸고 저기서는 죽고 그리고 죽이는... 상황에서 코냑과 포도주가 나오자마자 석양이 우윳빛을 물들고 차분해져요. 소설에서 술이 아주 큰 역할을 하고 있어요.

<개선문> 어쨌든 분위기에 취하고 꾸역꾸역 읽으면서(내용은 재미있어요.) 금주에는 피해야 할 소설로 제 마음속에 지정했어요.


과연 우리에게 술의 역할을 무엇일까요?

적은 양은 건강에 좋다고도 하지만 제 기준에 먹게 되면 소량은 불가능하기에 넘어가요.

책의 내용처럼 마음을 열어 주는 것? 사람과 사람의 소통을 부드러운 분위기로 바꿔주는 것?

맞아요. 술에서 이 역할이 가장 크다 생각해요.

이것만 있다면 다시 마시고 싶죠. 너무나 좋잖아요.

그런데 그 뒤에 숨어있는 양면성. 바로 내가 어느 순간 없어진다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금주를 하고 있어요. 내가 없는데 마음을 열어 뭐 하고, 소통을 해서 뭐 하나.. 지금 생각해 보면 가짜였던 적이 많아요. 그냥 기분만 들뜨는 상태...


그럼 술 없이 진짜 마음으로 소통을 하면! 술 없이도 술의 역할을 내가 할 수 있다면! 그래. 그럼 된다. 술의 역할이 없어진다. 내가 하면 되니까!


지금 하는 금주의 노력으로 그 과정을 만들며 지내고 있어요.

모든 건 쉽게 오지 않지. 과정이 없으면 결과는 절대 없지. 술의 역할. 내가 가져간다!


이제 금주한 지 1년이 되어가요. 나를 계속 찾고 있어요. 술이 함께 하지 않아도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마음을 열어주고 투명한 가을하늘 같은 소통을 할 준비가 되어가고 있어요. 그 사람과 나 사이에 술 대신 대화의 촛불을 켜고 순수한 공명으로 그 공간을 채우려 노력해요. 나만의 방식으로 차분하고 은은한 분위기를 만들어요. 꼬였던 긴장감과 스트레스가 예쁜 깃털이 되요. 사뿐사뿐 날아다녀요.

대화가 술술 풀려요.


해맑금주는 계속됩니다! 삶을 해맑게 황금으로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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