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줄넘기 77일째.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줄넘기는 운동이지만 정해진 규칙이 없이 내가 만들어갈 수 있다. 장소, 시간, 인원에 별로 관여하지 않는다. 그래서 하고자 하는 의지만 가지고 있다면 매일 하는 것이 가능하다. 상당히 좋은 점을 가지고 있다.
줄넘기는 어디서든, 실내와 실외가 가능하니 날씨의 영향도 그렇게 받지 않는다.
나는 대부분 실외, 밖에서 한다.
그래서 꿈넘기(줄넘기)의 환경이 자연과 함께 한다.
줄을 돌리며 나의 눈동자안에 들어오는 것들. 푸릇에서 주황, 노란색으로 바뀌는 나무들, 손님이 뜸한 꽃들, 차지만 여전히 멋진 구름들, 추위에 대비 중인 털을 찌우는 새들, 아침의 부지런한 분위기와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저녁에 먹을 맛있는 음식을 포장한 봉지를 들고 설레는 얼굴로 집에 들어가는 사람들, 완전한 어둠이 찾아오면 매일매일 빛을 갈아입는 음산함과 신비함을 가진 달빛.
계속 보다 보니 나도 모르게 정이 생긴다. 그 풍경과 움직임들이 너무 예쁘다. 예술작품을 보는 것도 아닌데 나도 모르게 하나하나의 아름다운 감성에 빠진다.
이렇게 줄넘기 공간의 주위가 내 눈동자 안에 깊이 들어와 촉촉한 감성으로 달의 시선 속에서 줄을 돌린다.
차지만 여전히 멋진 구름, 매일 빛을 갈아입는 달
그런 감성들이 반복되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자연의 흐름과 날씨에 내 마음도 움직이고 동요한다. 마음의 여유가 생기니 -주변이 보인다. -아름답게 보이는 것 일지도 모르겠다. -나 아닌 다른 사람들을 돌아보게 된다. 나만, 내 것만을 중요시하던 과거의 내가 떠올라 부끄럽다.
이 마음으로 출근을 하니 회사에서 만나는 분들은 예뻐 보이고,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들에게는 연민이 생긴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일이 재미있다. 이 일 을 할 수 있는 것에 뿌듯하고 해내면 감사하다. 내가 가진 영향력으로 인해 많은 분들에게 도움을 드릴 수 있어 기쁘다. 일과를 마친다. 몸의 지침은 느끼지만 어슴푸레한 노을이 따뜻한 빛을 주며 몸과 마음을 토탁여준다.
신통한 점은 바쁜 시간을 쪼개어 줄넘기라는 목표를 추가했는데 오히려 더 여유가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신기하다. 여유는 마음의 공간이다. 현재 나의 상태는 공간이 생겼다, 없어졌다, 생겼다를 반복하고 있다. 이제 여유의 느낌을 알았고 내 상태를 알아차릴 수 있다. 없어져도 다시 만들면 된다. 즉 좋은 것을 알았으니 좋은 것을 하면 되고 그럼 점점 더 좋아질 것이다.
매일 꿈넘기(줄넘기)가 공간이라는 앎을 선물로 주었다. 공..간.. 편안하게 숨이 쉬어진다. 고마워 꿈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