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의 흐름

40대 중년 남성의 생존 가능성에 부쳐

by 윤그림

[footnote]

2016. 11. 1


애초부터 별로 공부를 시키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주변에 중고생을 키우는 인생 선배들이 <목동 & 강남 선행학원 & 자사고 & 특목고 잔혹사>를 설파해 주실 때 그냥 조금 더 확고해졌을 뿐이다. 나는 그쪽으로는 그렇게 열심히 키울 자신이 없다. 흔한 말로, 십여 년간 잔뜩 긴장하고 공부해서 SKY 간 뒤에 그리 좋아들 하는 돈 20억 정도 모을 수 있는 '확률/시점'과, 자기가 좋아하는 일 시켜서 중졸이든 고졸이든 예체능이든 간 뒤에 어찌저찌 살면서 20억 버는 그것(들)은 아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아비의 월수입, 인생에서 느끼는 행복의 정도 등은 굳이 좋은 대학 졸업장을 따거나 좋은 스펙을 쌓지 않더라도 사회 다양한 분야, 다양한 직업군에서 충분히 달성 가능한 것들이다. (나는 이 사회에서 부모의 힘을 빌리지 않고 '신흥 귀족'이 될 수 있는 길은 '아티스트 群' 이외엔 없다고 믿는 사람이기도 하다) 최근에 뉴스를 보며 가장 회의적으로 강화된 생각은 역시나 '공부를 억지로 시키지는 말자...'라는 생각이었다. 내가 카오스 같은 뉴스 게시판을 보며 계속 상상하게 되는 그림은, 중고딩 때 학우들 전부 바르고 스카이 가서는 고시 공부하면서 노량진 친구들 다 제껴가며 출세한 청년이 '증거를 없애라'라는 지시에 세절기 앞에서 야근하며 A4 뭉치와 싸우는 장면... 또는 역시나 똑똑한 아해들이 화이트보드에 말 맞춰야 하는 내용 적어 놓고 군대에서 복무 신조 외우듯 반복하며 읊조리는 씬... 곰탕 식판 들고 식기 전에 나르는 엘리트와 대포폰 배달하는 공무원의 분주함 등등. 바쁜 만큼 야간수당은 쌓여가겠지, 아마... 그리고 이보다 조금 더 잘 나가고 연차가 쌓여서 진급하면 그냥 이런 식의 큰 그림을 그려주고 잘했는지를 점검하며 월급명세서를 받아 들겠지. 그 사람들은 왜 이십 년가량 그렇게 열심히 공부했을까... 물론 엘리트가 전부 사회에서 저열한 인생을 산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공부를 하든 하지 않든, X나게 시키든 방임하든, 추후 그녀가 행복해질 확률이나 불행해질 확률 따위가 아주아주 비슷하다고 계속-꾸준히 느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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