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나이, 열여섯

2 같이 불리고 싶었던 이름

by 백연서

그 친구를 처음 본 건 초등학교 5학년때였다.


얼굴이 하얗고 작아서 어떻게 저런 친구가 있을까 싶었다.

조용하고 말 수 없던 친구는 나와는 다른 성향 같아 보였다.

친해지기 어려워 말을 섞은 기억이 정확하게 나지는 않는다.


그래도 가깝게 지내고 싶어 짝꿍을 정하는 날이면 제발 그 친구랑 되게 해달라고 빌었다.

짝꿍이 한 번도 된 적이 없자 그 시절만의 방식으로 나를 어필하려 했다.


당시에는 담임 선생님이 시험에서 1~5등을 한 학생을 호명해 주셨다.

그 등수에는 늘 그 친구가 있어 같이 이름을 불려 보려고 공부를 꽤나 열심히 했다.


같이 이름이 불리는 순간 혼자만의 작은 설렘을 느꼈다.

무심한 저 표정이 나를 기억해 주기를 바랐다.


하지만 별 다른 소득 없이 6학년이 되어 반이 달라졌고 집 근처 중학교로 진학했다.


중학교에 올라가자마자 여자 아이들 사이에서 기싸움에 진 나는 따돌림을 당했다.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이 나를 향해 쑥덕거리는 것 같았고

실제로도 나에 대한 소문은 좋지 않았다.


잘못한 게 없는데도 늘 고개를 숙이고 다녔다.

웃고 있어도, 나를 보고 있는 것 같으면 심장이 먼저 움츠러들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 빌어먹을 학교 보란 듯이 졸업한다’

라는 생각을 해 악착같이 학교를 다녔다.


그사이 내 성격은 많이 바뀌었다.


활발하고 나서기 좋아하던 나는 자취를 감췄다.

늘 조용했고 어딘가 움츠러든 채 학교를 다녔다.


자신감이 땅에 떨어져 있던 시절,

우연히 그 친구를 다시 학교에서 봤다.


4년 새에 키가 많이 컸고 여전히 하얀 피부가 눈에 띄었다.

교복을 입은 모습이 잘 어울렸다.


친구들이랑 재밌는 얘기를 하는 듯 웃으며 지나가는 모습이,

잠시나마였지만 분명 그 친구였다.


많이 작아진 내 모습이랑 대비되어 보여 선뜻 인사를 건네지 못한 채 바라보기만 했다.


친했던 사이도 아니었고,

더군다나 학년당 반이 12개가 넘어 같은 학교에 진학했다는 것을 졸업 3개월 전에 알았다.


그때부터였다.

알 수 없는 이끌림이 시작된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