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사라진 집

07

by 백연서

금요일은 1주일간의 기숙사 생활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현관문 도어록 비밀번호를 누르고 집으로 들어갔다.

집안의 공기는 차가웠다.

현관에 있는 신발을 보니 모두가 집에 있었다.


언제부터 인가 우리는


“잘 다녀왔어?”


이 말 한마디 하지 않았다.


굳게 닫혀 있는 방문들을 보며 나도 내 방으로 들어갔다.


허기가 진 나는 편의점에서 사 온 빵 봉지를 뜯었다.

부엌으로 나가기 싫어 물도 없이 먹었다.

화장실을 가는 것 말고는 방 밖으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았다.


각자의 방에 있던 모두가 그랬다.


다 같이 밥을 먹었던 적이 생각이 나지 않는다.

4인용 식탁이 어릴 적 시선보다도 더 커 보였다.


나도 언젠가부터 현관문 종소리가 들려도 나가보지 않았다.


혹여나 내 방문을 열고 먼저 인사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지만,

빠르게 방으로 들어가는 발걸음만 들렸다.


이내 굳게 닫히는 문 소리에 내 짧은 기대도 잘려나갔다.


크게 심호흡을 했다.


집에만 오면 이상하게 시간이 천천히 갔다.

제발 빨리 월요일이 되어 학교로 가고 싶었다.


이 현실이 얼마나 무거운 것인지, 무서운 것인지 실감이 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묶여버린 동거인 같은 느낌만 남아있었다.


잠에서 깨니 닫힌 방문이 보였다.


여전히 걱정할까 방문을 잠그지 못한 채.

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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