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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hoomoon Dec 24. 2024

12장 아빠의 선택, 가족의 길

 어느 날 저녁, 퇴근 후의 짧은 휴식을 위해 소파에 몸을 뉘었을 때였다. 아내가 조용히 다가와 앉더니 말을 꺼냈다.

 “우리 이제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 아이들 교육도 그렇고, 생활도… 지금처럼만 괜찮은 걸까?”

 한순간 정적이 흘렀다. 그동안 쌓아온 일상은 단단한 것처럼 보였지만, 현실적으로 큰 벽 앞에 서 있다는 걸 부정할 수 없었다. 월급은 늘 비슷했지만, 아이들이 자라면서 들어가는 비용은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아내의 눈빛에서 불안을 읽을 수 있었다.

 “지금으로도 충분히 잘하고 있어.” 위로의 말을 꺼내려했지만, 그 말이 얼마나 공허하게 들릴지 알기에 입을 다물었다. 대신 나는 아내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대화가 길어질수록 가슴 한편이 먹먹해졌다. 가족을 위해 더 나은 길을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내 어깨를 짓눌렀다.

 며칠 후, 주말이 찾아왔다. 나는 아내와 함께 커피를 마시며 오랜만에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아이들이 거실에서 놀고 있는 소리가 배경음악처럼 들렸다. 한동안 이런 여유조차 없었던 것 같았다. 아내가 말했다.

 “당신 혼자 다 짊어지려고 하지 마. 우리 함께 방법을 찾아보자.”

 그 말에 한결 마음이 편안해졌다. 결국 가족의 문제는 가족이 함께 해결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 내가 짊어진 짐은 혼자만의 것이 아니었다. 아내와 함께 방법을 찾으면서, 나는 조금씩 마음의 무게를 덜어낼 수 있었다.

 아이들이 커가며 필요한 것들을 위해 조금씩 생활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 작은 희생이 있었지만, 가족의 행복을 위한 결정이었다. 그러면서도 나는 스스로에게 묻곤 했다.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 걸까?’ 그리고 아이들의 웃음을 볼 때마다 대답은 항상 같았다. ‘그래, 잘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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