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바로 보통의 삶이었다
인생은 참으로 불공평하다
삶이 퍽퍽하니 괜스레 원망스럽게 힘이 들 때마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아프리카 사람들을 떠올렸다
당장 먹을 것이 없어서 굶어 죽는 사람들
그런데 나는 불평불만만 하고 있었고
남이 보면 반지하 냄새나는 그 좁은 집일지라도
작은 행복을 찾아야만 했었기에
그것이 내가 가난에서 버틸 수 있었던
탈출구였던 셈이다
어린아이가 마주한 가난은
매 순간 불안과 초조
두 발 뻗고 잘 수없는 산더미 같은 걱정거리와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만드는 무기력함이었다
내가 중학생 때
우리 집은 도시가스가 미납되어 끊겼고
아침마다 정수기로 양동이에
온수 물을 받아 화장실로 옮겨서
물을 부어 씻고 그렇게 학교에 다녔다
이렇게 종종 끊겼던 날이 잦아서
덤덤하게 받아들이고 살았다
가난은 악명 높은 중2병도 철들게 하고
가난은 학생의 신분을 자책하게 만든다
당장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으니까
내가 어른이면 열심히 일해서
한 달을 버티고 또 그 한 달을 버틸 텐데
돈이라도 나가서 벌고 싶은데
너무 어렸기에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늘 자책 속에 살았던듯하다
엄마는 늘 밑 빠진 독에 물을 부어 날랐고
우린 그렇게 밑바닥에서 맴돌고 있었다
가난의 무기력함이 너무 무서웠다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이렇게 평생 살 것 같아서 두려웠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은데
이리저리 핑계를 둘러대며 움직이지 않는
나의 게으름과 무기력함이
가난을 만들어가는 것 같았다
그러니 내일도 모레도 일주일 후도
결국 똑같을 것이다 이렇게 살다가는…
성인이 된 후 더 이상은 이렇게 못살겠다 싶은 순간
다니던 대학을 휴학하고 방황하다
취업의 길로 뛰어들었다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려다간
이 가난을 평생 면치 못할 것 같아서
그렇게 소중했던 내 꿈을 포기했다
당장 오늘내일 살 수가 없는데 무슨 꿈이야
나에게 꿈은 사치였다
음악은 취미로라도 할 수 있으니까
돈부터 벌자 돈 돈 돈
내 머릿속은 온통 이 생각뿐이었다
한 친구는 휴학하려는 나를 말렸다
그래도 대학은 쭉 다녀야 하지 않겠어?
졸업장이라도 따야지! 왜 휴학을 해?!
그 친구는 내가 처한 상황을 잘 몰랐기 때문에
아픈 말로 나를 콕콕 찔렀다
사람들은 왜 자기가 겪어보지 않는 상황에 대하여
쉽게 말하고 상처를 주는 걸까
애석하기도 하지만
내 상황을 잘 모르니까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지 하며
밀려오는 서러움을 애써 참았다
남들처럼 평범하게 사는 삶이
늘 나에겐 정말 어렵고 힘든 일이었다
진짜 너무 버거워질 때 나쁜 생각도 잠깐 했지만
난 그럴 용기는 또 없어서
그냥.. 눈물 한 바가지 쏟아내며
내가 좋아하는 음악 들으면서
그렇게 또 하루를 버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