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 사랑
원래는 이 책의 이름을 00사의 만행으로 짓고 싶었다 그들의 만행을 담아내고 싶었지
00사는 절이다 그리고
외갓집이라 불리는 외삼촌네다
넓은 마당에는 정리 잘된 푸르른 잔디가 깔려있고
마당 한가운데 하늘로 치솟을듯한 탑을 세웠다
그 옆에는 아기자기한 연못에 거북이가 살고 있었다
삼촌은 새를 참 좋아해서 구관조 앵무새 등등
온갖 새들을 마구마구 사들였다
심심하면 마당 한 바퀴를 돌고
부처님께 엄마 빨리 오게 해 달라고 기도하고
새들 먹이 주고 관찰하고 나에게는 그게
유일한 낙이였다
나의 유년기 시절은 늘 00사였다
엄마는 늘 바쁘니 00사에서 컸다시피 했다
하루하루를 목이 빠져라 엄마를 기다리고
엄마가 오면 집을 갈 수 있었다
부처님 오신 날이 되면 가족들끼리 연등을 빗어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할 준비 했다
온 동네 사람들이 우리 절에 모여
부처님을 씻겨드리고 마당 한가운데 있는 탑을
빙빙 돌며 다 같이 소원을 빌었다
우리 숙모 손맛은 정말 최고라
절밥이 특히나 더더욱 맛있었다
화목했던 기억 또한 존재해서
그때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내가 받았던 사랑은
진짜 사랑이었을까? 거짓이었을까?
모든 것이 다 의문투성이라 확신할 수 없었다
사랑도 받아본 놈이 안다고
어설프게 받아서 그게 참 티가 난다
그럴 때마다 어떻게 숨겨야 할지를 모르겠다
난 그 안에서
사랑을 너무 간절히도 원하고 필요로 했다
하지만 그들은
진짜 내 할아버지 할머니가 아니었고
사랑을 받고 싶어서 더 열심히 노력하며 사랑했었다
그들은 알까? 내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말이다
그런 건 관심조차 없었겠지만
내편하나 없는 서러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