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여정
그녀를 보신 분
누가 보셨나요, 그녀를
삼단 같은 머리에 맑고 고운 얼굴
연분홍저고리에 옥색치마 입은 여인을
누구 보신 분 있나요
보셨다면 알려주세요.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고
길을 나선 지가 오래되었다.
수년, 수십 년이 흘러갔다.
그런데 아직도 그녀를 찾는단다.
바람을 동무삼아
달 뜨면 달을 벗하며
언덕을 너머 골짜기를 지나고
푸른 숲과 초원을 지나면서
그렇게 걸어갔다
누구, 그녀를 보셨나요.
해는 뜨고 지며,
달도 차고 기울기를 반복하며
세월이 흘러갔다
그녀도 그렇게 길 따라 흘러갔다.
푸르름을 간직하고 하늘을 품은 강을 따라
또다시 초록들판을 걸으며
바람벽에 서있기도 하며
꽃길을 걸으며, 산을 넘고 언덕을 넘으며
그렇게 걸어갔다.
그녀는 어느 날 하늘이 비치는
맑은 연못 앞에 섰다.
연못 안에 하얀 머리에
빛바랜 치마저고리를 입은 여인을 보았다
여인은 연못 안 여인에게 묻는다
안녕하세요. 누구세요
호수 속의 하얀 머리의 고운 여인이 미소 지으며
이제 외롭지 않을 거예요
이제 함께 걸어가요
24.10. 10 글을 그림 그리듯 쓰보았다.
죽림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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