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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죽림헌 Nov 11. 2024

#18, 청단풍 물드니 가을 깊다

해는 빛바래고, 허수아비 누워 쉰다

청단풍 푸른 잎이 붉게 물드니

가을이 깊이 왔음을 알겠구나

멀리서 바라보니

꽃이 핀 듯 아름답다.

왠 때아닌 꽃인가 하고 보니

청단풍 끝이 붉게 물들고 있다


가을 해는 

농부들의 갈무리 기다리다

때 늦었음을 알고 

바쁘게 물러 날 차비한다


먼저 떠난 해를 따르려고

들판에 긴 그림자 드리우고

붉은 해 먼지 사이로 

할 일 다 한 허수아비는

들판에 누워 쉬고 있다


기웃거리던 가을 하늘은 

눈이 시리도록 맑고 푸르다

해는 그 빛을 잃어가고

농부의 마음은 풍요롭다 

추수 끝난 가을 들판에는

배고픈 새들이 자리한다.

2024.10.28. 낮에 공원산책 후 밤에 그려보았다.

죽림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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