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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죽림헌 Nov 10. 2024

#17, 달은 인연의 실 잣고

달빛은 강물처럼 흐른다

차가운 겨울밤 하늘

달빛은 강물처럼 흐르고

별은 금강석을 뿌려놓은 듯 하늘에서 빛난다   

소리 없이 내린 눈은 

나뭇가지 위에 무겁게 내려앉는다  


겨울들판은 비단천 펼쳐놓은 듯

눈이 시리도록 파리하다

바람 불어 나뭇가지 연주하니

숲 속과 들판은 서로 화답하며 윙윙댄다


하얀 눈 위에 막 누군가 지나갔는지

외로운 발자국만 흔적을 남겼다     

바람은 오늘밤도 마을마다 돌아보며

덜컹덜컹 문단속하고

밤의 그림자는 문안을 귀 기울여 염탐한다     

오늘 밤 달이 자아낸 인연의 실은 

어느 마을 누구에게 이어질까

     

숲 속에선 부엉이 잠 못 자고 부엉 거리고

멀리 떨어진 사람 사는 마을에선

밝은 달 바라보며 개 짖는 소리, 컹컹 빈 들에 울린다.

자신이 늑대의 후예임을 아는가 보다     


오늘밤 밝은 달이 자아낸 인연의 실이 

좋은 인연 엮어 청사초롱 밝혀지길...     

노송은 팔 벌려 하얀 눈 소복이 품에 안았건만

갑자기 부는 바람에 후드득 틀어낸다 


2024.10.29. 밤 입동을 생각하며 그려보았다.

죽림헌

소리 없이 내리는 눈은 죽음을 나타내고

비는 그 소리만으로도 율동적이다

아주 오래된 오스트리아에서 전하는 이야기다

대문사진은 핀트레스트에서 가져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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