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나를 찾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현대 명리학 이야기
X세대(1968~80) 이전 우리의 부모님, 혹은 조부모님 세대는 '자아'라는 개념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습니다. 먹고살기 위해 아침 일찍 일터로 향했던 그들의 자아는 아내의 남편, 아이들의 아버지, 직장의 과장님과 같은 사회적 신분(Identity)이 곧 '자아'였습니다. 직장 공동체, 가족 공동체와 같은 공동체 의식이 강했던 시기였으므로, 공동체 내에서 내가 수행하는 역할이 곧 나였습니다. 그들의 관심사는 내가 소속된 공동체의 수장으로서 혹은 직책으로서 주어진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는가였습니다. X세대는 물질적, 문화적으로 풍요로웠던 1990년대 청소년기를 보낸 첫 세대였습니다. 서태지의 '교실 이데아'에 열광했던 X세대는 공동체에서 주어진 사회적 역할보다는 '타인과 구분되는 나'라는 개인주의에 집중했던 세대로, 그들의 슬로건은 '나는 남들과 달라' '나는 나' '타인을 신경 안 쓴다'였습니다. X세대 이후 등장한 80년대 이후 출생자를 Y 혹은 M세대로, 90년대 중반 이후 출생자를 Z세대라 하며, 이들을 통칭하여 MZ세대로 부릅니다. MZ세대를 대변하는 모기업의 광고가 'Life is good!'인 것처럼, 이들은 나 자신을 돌보는 것에 더욱 집중합니다. 이들은 ’ 자존감을 높이자' '자신을 사랑하자'는 슬로건을 외치며 성장했으며, 물질적 보상보다 개인시간 확보를 선호합니다. 이전세대와 구분되는 지점은 좌파와 우파로 구분되는 정치적 이데올로기보다 정치적 올바름(PC)에 관심을 기울이는 한편, 개인의 여가와 삶의 재미를 추구한다는 점입니다. MZ세대는 여유로운 일상을 인스타그램, 페이스북등의 SNS에 공유하는 한편, 유명인들의 언행에 대한 옳고 그름의 자기 가치관을 여과 없이 표현합니다. 이처럼 X세대와 MZ세대는 행동방식의 차이만 있을 뿐, 타인과 구분되는 나의 삶의 방식과 가치관을 적극 피력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들은 과거 혈액형별 특징에 관심을 기울였고, 현대에 이르러 MBTI 유형별 특징에 열광합니다. 나의 삶과 가치관을 SNS에 적극 피력하고, MBTI의 특징을 마치 이름표처럼 공유하는 행위의 이면에는 감추어진 욕구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MBTI가 말해주는 나'와 'SNS에서 보이는 나’에 가려진 진정한 나에 대한 갈망입니다. 나를 수식해 주는 도구에 몰두할수록 진정한 나는 더욱더 가리어지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과거 공동체가 부여한 명징한 나를 대체할 무언가를 애타게 찾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나를 찾기 위한 갈망은 나를 수식해 주는 도구에 의해 점점 미궁으로 빠져들고 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