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몇 번씩 휴대폰으로 브런치스토리에 들락날락 거린다. 내 서랍의 통계도 수시로 확인하는 게 어느덧 일상 또는 습관이 되었다. 보통 내 글의 조회수는 하루에 100회-200회 정도이다. 그런데 자기 전에 확인한 글의 조회수가 심상치 않다. 왜 점점 숫자가 올라가는 거지? 자정이 넘어 다시 0부터 카운팅 되어야 하는 숫자가 밤 12시가 조금 넘는 시각인데 왜 벌써 300회가 넘는 거지? 두근두근! 내 글이 어딘가 노출 되었나 보다.
한 달 반 전, 첫 번째로 내 글이 다음 메인에 노출되었을 때는 '세상에 이런 일이!'였다. 나 같은 초보 브런치 작가가 맛볼 수 있는 최고의 영광이자 기쁨이었고 글을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하였다. 계속해서 올라가는 조회수에 혼자 뿌듯함을 만끽하였고 여기저기 자랑도 많이 하였다. 온 세상이 다 나를 응원하는 느낌이었다. 이번에는 첫 번째보다 올라가는 숫자가 더디었지만 '조회수가 0000을 돌파했습니다!'와 같은 브런치 알림을 받을 때마다 기분이 좋았다. 첫 번째 보다 떨림과 설렘은 덜하였지만 여전히 큰 그 기쁨은 감출 수 없었고 내적으로 뿌듯함도 많이 느꼈다. 하지만 어디에 노출되었는지 짐작은 갔으나 쉽게 내 글을 찾을 수 없었다. 우연히 모바일 다음의 홈&쿠킹 부분에서 운이 좋게 내 글이 올라와 있는 것을 발견하여 사라지기 전에 바로 캡처를 했다.
조회수 7000 회가 넘은 글이다!
이번에는 남편에게만 알렸다. 바로 캡처를 해서 카톡으로 사진을 전송했다. 초반과는 달리 내 글에 대한 남편의 반응이 시들해진 느낌이 있었는데 왠지 모르게 남편에게 면이 선 기분이었다. 브런치 작가 초기에는 내가 글을 올리자마자 라이킷을 바로 눌러주었는데 요즘은 한꺼번에 몰아서 누르는 것으로 보아 확실히 내 글에 대한 남편의 감흥은 떨어졌다. 이런 시점에서 다시 한번 내 글이 다음 메인에 노출이 된 건 남편이나 내게 있어서 큰 의미가 있었다.
"자기야, 드디어 찾았어요!"
"오! 대단해요!"
평소의 감정 없는 '대다네요'가 아니라 진심으로 감탄한 '대단해요!'였다. 더욱이 다음 메인에 노출된 나의 글은 시부모님에 관한 이야기여서 표현은 안 하지만 남편이 더 좋아했을 것 같다.
구독자 수와 조회수에 연연해하지 않고 싶으나 숫자가 늘어갈 때마다 그 기쁨은 감출 수 없다. 글쓰기 자체에서 얻을 수 있는 의미와 기쁨은 엄청나게 컸지만 늘어가는 숫자는 나에게 응원과 격려의 의미로 다가왔다. 왠지 외국의 돈 많은 부자가 티셔츠에 반바지만 입고 다녀도 어디서든 당당함을 잃지 않는 것처럼 나도 그런 기분을 잠시동안 느낄 수 있었다. 브런치 작가가 된 이후로 자존감이 1 정도 상승한 것으로 보아 나의 일상에 긍정적인 변화가 생긴 것은 확실하였다.
다음 메인에 노출되기 전날, 또 다른 나의 글이 브런치스토리 메인 화면에 떴음을 발견하였다. 이 또한 조회수를 보고 짐작하였고 노트북으로 브런치스토리 홈에 들어가니 내 글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어쩐지, 조회수가 심상치 않더라니... 역시 내 글이 브런치스토리 홈에 떴군! 브런치 스토리 작가가 된 지 2달이 조금 지난 지금은 조회수만 살펴보아도 내 글의 노출 장소를 쉽게 짐작할 수 있는 경지(!)에 올랐다.
이 글도 조회수가 3000회가 넘어간다. 나 같은 초보 브런치 작가에게는 매우 큰 숫자이다.
예전에도 브런치스토리 홈에 글이 몇 번 올라온 적이 있었다. 그때마다 내 글이 홈에서 사라질까 빨리 사진을 찍어두고 큰 선물을 받을 것 같은 느낌을 며칠간 계속 누렸다. 초보작가들에게 주는 응원과 격려 차원이겠지만 확실히 글쓰기의 원동력이 되었다. 어떤 글이 메인화면에 뜨는지 아직도 잘은 모르겠으나 글쓰기를 게을리하지 않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기에는 충분하였다.
브런치스토리 메인화면에 뜬 내 글! 사라지기 전에 사진으로 남겨두기!
브런치를 시작하면서 다른 작가님들의 글도 많이 읽는데 정말 재미있다. 다양한 인생의 경험도 간접적으로 할 수 있고 많은 정보도 얻는다. 나와 비슷한 생각과 라이프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 작가님들을 보면 반갑고, 내가 가지 못한 길을 걸으신 분들을 보면 존경의 마음까지 든다. 다이어트 방법이나 러닝에 관한 글을 읽으며 마녀수프도 만들어 보고 러닝에도 도전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브런치를 시작하면서 나만이 느낄 수 있는 자신감이 조금 상승하였고, 좀 더 겸손하게 살아야겠다는 다짐도 해본다. 세상에 다양한 형태의 삶과 경험이 있으므로 함부로 사람을 평가하지 않고 오만해지지 않으려는 노력도 마음 한구석에 새겨 놓는다.
숫자에 연연하지 않고 글쓰기 자체만 즐길 수 있는 고수가 되려면 아직 멀었지만 지금은 늘어나는 숫자를 보며 즐거워하는 하수인 나의 모습을 그냥 즐기고 싶다. 글을 읽어주시고, 구독해 주시고, 라이킷을 눌러주시고, 따뜻한 댓글로 응원해 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