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에게 베푸는 도움이 갖는 아름다움에 대하여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글을 업로드하게 되었습니다.
각잡고 글을 쓰려다 보니 오히려 타인을 의식한 글을 쓰게 되어서 잠시 멈추는 것도 괜찮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충분히 쉬었으니 차근차근 그리고 꾸준히 글을 업로드해보려고 합니다.
오늘 글의 주제는 '도움의 미학'입니다. 내가 받는 도움과 내가 주는 도움 모두 그 자체로 가치 있는 일입니다.
다음에도 좋은 주제로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여러분은 도움이 필요하실 때가 있나요? 저는 항상 필요하다고 느낍니다. 혼자 헤쳐나가기에는 힘든 세상이라는 생각이 매일 듭니다. 그래서 돕는다는 것이 어디서 출발하는 것일까 생각해보다가 '관심과 공감'에서 출발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선 도움을 받았던 때를 생각해보면 저는 작년 봄 길에서 발을 헛디디며 크게 넘어져서 결국 수술을 받고 두 달 동안 휠체어를 타고 다녔습니다. 그때 저는 혼자 걸어가고 있어서 도와줄 사람이 곁에 없었지만, 길바닥에 앉아 못 일어나고 있는 저를 근처 식당의 손님들과 지나가던 행인들이 도와주셔서 무사히 구급차를 타고 인근 응급실로 갈 수 있었습니다. 이분들이 다친 저에게 관심을 가져주시고, 제가 힘든 상황이라는 것에 공감해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주신 덕분에 저는 제때 치료도 잘 받고 현재는 다 나았습니다. 그때 구급차가 올 때까지 옆에 있어주시고 괜찮냐고 물어봐주신 분들에게 저는 너무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그 감사함을 간직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반대로 제가 도움을 베풀었을 때를 생각해보면 술에 취해 쓰러져 있는 여성분을 발견하고 보호자분에게 연락해서 무사히 귀가를 도운 적이 있습니다. 제가 이분을 발견한 건 어느 번화가의 술집 거리가 아니라 그저 집 근처 동네의 환한 거리에 있는 은행 앞이었습니다. 그때 저는 수능이 얼마 안 남은 고3 수험생이기에 제 인생을 살기에도 바쁜 시기였지만 혼자 길에 쓰러져 있는 여성분에 대한 관심과 그분이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던 것 같습니다.
타인의 어려운 상황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그 사람의 상황에 공감할 수 있다면 그것은 도움을 베풀기 위한 출발선에 서는 것이며 이는 우리가 베푸는 모든 도움의 근간이 됩니다.
사실 나 하나 건사하기도 힘든 세상에서 타인을 돕는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제가 주변의 어려운 상황에 있는 누군가에게 망설임 없이 손을 내밀어 도와주려고 하는 이유는 명확하지만 확실한 메시지를 전합니다.
"지금 도움을 필요로 하는 그 사람이 언젠가 내가 될 수도 있으니까"
지금 당장은 내가 내 힘으로 살아가며 타인의 도움이 필요 없다고 해도, 우리 모두 사람이기에 언젠가는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순간들이 생길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내 앞의 어려운 사람은 내가 힘들고 여유가 없다는 이유로 무관심하게 지나쳐 놓고, 어느 순간 내가 도움이 필요한 때에 사람들이 나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주길 바라는 건 나의 욕심이 아닐까요?
제가 말하는 도움이란 엄청난 것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경제적 도움, 정서적 도움, 사회적 도움 등 큰 차원의 도움보다는 일상 속 사소한 도움을 베푸는 것으로도 충분합니다. 길 가다가 넘어진 사람에게 괜찮은지 물어봐 주고, 누군가 잃어버린 지갑이나 핸드폰을 주워서 경찰서에 갖다 주고, 쓰러지거나 건강 상태가 위험해 보이는 사람이 보이면 구급차를 불러주고, 무거운 짐 때문에 계단에서 힘겨워하는 사람이 있다면 도움이 필요한지 물어보는 정도면 충분할 것입니다. 사실 이런 도움이 큰 도움은 아닐지라도 일상 속에서 힘든 순간들에 꽤 큰 힘이 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서로 돕다 보면 언젠가 내가 도움이 필요할 때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 모두 살 만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때로는 도움을 받는 나 자신이 약해 보이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에 대한 자괴감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필요한 때에 필요한 도움을 요청하고 받는 건 우리의 삶에 아주 중요한 능력입니다. 지금 나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문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도움이 필요한지 아닌지, 만약 필요하다면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생각할 수 있어야 주어진 상황에 매몰되지 않고 나아갈 수 있습니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시도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 될 때는 과감하게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소한 예시로 지도를 보며 길을 찾다가 헤맬 때 계속 스스로 길을 찾기보다는 주변에 길을 잘 알 것 같은 사람에게 물어보는 것이 오히려 시간을 아낄 수 있는 방법입니다.
이렇듯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만큼이나 도움을 청하고 받을 수 있는 능력도 우리 삶에 중요하고 필수적인 능력이니 우리는 도움을 받는다는 사실로 인해 위축되지 않아도 됩니다.
도움을 주고 싶을 때에도 도움을 청할 때에도 망설이기보다는 과감하게 행동하시기 바랍니다. 때로는 과감한 행동이 세상을 바꾸기도 합니다. 우리 모두 개별적인 존재들이지만 어떻게 보면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다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돕기도 하고 도움을 받기도 하며 서로의 인생에 조금의 오지랖을 부려봐도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오랜만에 업로드된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