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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ppy LIm Nov 04. 2024

분화구에 물을 품고 있는 오름

02. 물영아리오름

물영아리는 해발 508m이고, 분화구의 깊이는 약 40m이다. 분화구 습지는 2006년 국내 5번째로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 곳이다. 영아리는 신령스러운 산을 의미하며, 분화구에 물이 있어 물영아리라고 불린다.

주) 06.05. 오름입구에서 바라본 물영아리오름


오름 주변은 드넓은 초원이다. 이 풀밭에는 마을주민들이 공동으로 소를 키운다. 산책로를 걷다 보면 소 몇 마리가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풍경을 볼 수 있다. 산책로는 초원 왼쪽에 조성되어 있고, 오름 아래까지 약 500m 정도 이어지는 평지길이다. 

주) 05.05. 오름입구에서 바라본 목장초지와 물영아리오름


오름 아래서 정상까지는 약 815개, 정상에서 분화구 전망대까지 내려가는 65개의 나무계단이 있다. 산책로가 급경사라서 지친 몸을 쉴 수 있도록 나무데크를 중간중간 3곳에 설치해 두었다. 이곳은 평일에도 많은 사람이 찾는다. 그래서 걸음이 느리거나 산을 자주 찾지 않은 사람은 이곳에서 뒷사람에게 길을 양보하는 미덕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주) 05.05. 물영아리오름 정상으로 올라가는 급경사진 산책로
주) 5.5


오름능선에 오르면 분화구는 아래로 150m 정도 내려가야 한다. 오름 정상은 우측길로 가라는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다. 대부분은 분화구 내 호수를 보기 위해 아래로 내려간다. 분화구 내부로 내려가는 길은 완만하다. 분화구 내부 한쪽으로 30~40m 정도 나무데크를 설치되어 있다.


5월에 방문하면 맹꽁이 울움소리가 들을 수 있다. 분화구로 내려가지 않았는데도 큰 소리로 들려온다. 분화구 내부로 들어오면 감탄사를 연발하게 된다. 

주) 05.05. 물영아리오름 내부


커다란 호수에 물이 가득하다. 높은 화구벽이 물막이 역할을 한다. 화구벽에는 큰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그래서 그 누구도 찾지 않는 아주아주 깊은 산속에 호수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물이 더없이 맑다. 물속이 투명하게 드러나 보인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맹꽁이 울음소리가 정겹다.

주) 05.05. 물영아리오름 분화구 내부


데크 위에서 많은 사람이 연신 사진을 찍는다. 그만큼 경치가 좋아 사진으로 남겨두려는 것이리라. 나도 동참해 본다. 이곳저곳 사진으로 찍어두고, 정겨운 맹꽁이 소리도 짤막짤막한 동영상으로 남겨두었다. 

주) 05.05. 파노라마 방식으로 촬영한 물영아리 분화구 내부


6월에 찾은 물영아리오름 분화구 내부는 물은 온데간데없고, 풀만 무성히 자라고 있다. 군데군데 물이 조금씩 흔적을 드러내 보인다. 주변 사람들이 평상시 물영아리오름 분화구 모습이라고 말해준다. 장마철이나 비가 많이 내린 다음 날 이곳을 찾아와야 물이 가득 찬 예쁜 분화구를 만날 수 있다고 말해준다.

주) 06.05. 물영아리오름 분화구 내부


물영아리오름을 찾는 사람들 대부분은 분화구를 둘러보고, 오름 정상을 두 발로 디딘 후 돌아간다.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중잣성 생태탐방로를 걸어보는 것도 좋다. 이 길은 오름 아래를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도록 조성한 산책로이다. 탐방로의 3분의 1 정도는 숲길이고, 나머지는 자갈길, 풀밭 길, 시멘트 길 등이 번갈아가며 이어진다. 예전에는 소몰이 길로 이용하였다고 한다.

주) 05.05. 중잣성 생태탐방로 안내판


탐방로에는 주변풍경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장소가 서너 곳 있다. 이곳에 놓인 나무의자에 앉아 전방을 바라보면 넓은 풀밭과 주변오름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탐방로 중간중간에 자그마한 습지가 있다. 제주도는 현무암이 많아 물이 고여있는 장소를 만나기가 쉽지 않다. 물영아리 내부와 유사한 토양이라서 상당기간 물을 머금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주) 05.05. 중잣성 생태탐방로에서 바라본 목초지와 오름군


탐방로가 끝나가는 지점의 산책로 중간에 홀로 나무가 있어 다소 이색적이다. 길 양옆으로 나무가 있는 곳은 보통인데 자갈길 중간에 한그루만 달랑 있는 것이 독특하다. 

주) 05.05. 중잣성 생태탐방로에 있는 홀로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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