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새별오름
새별오름은 한라산 서쪽 중산간 오름지대에 있는 대표오름이다. 샛별처럼 빛이 난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이 오름은 5개의 능선과 2개의 말굽형 분화구로 형성되어 있다.
오름을 찾기는 쉽다. 제주에서 서귀포로 이어지는 4차선 도로(평화로) 오른쪽에 새별오름이라는 커다란 입간판이 나온다. 오른쪽 샛길로 1km 정도 들어가면 오름입구이다. 주차장도 아주 넓다.
오름 입구에 들어서면 첫 느낌이 '경주에 있는 신라시대 대릉(왕릉) 이구나'라는 것이다. 오름 형태가 봉분을 닮았고, 오름 전체가 억새로 덮여있다. 그래서 잔디를 잘 깎아놓은 왕릉과 유사하게 보인다.
그렇지만 보기와는 달리 오름 정상으로 올라가는 산책로가 급경사이다. 그런 길이 200~300m 이어진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걸으면서 숨을 헐떡이곤 한다.
오르면서 지친 몸을 추스르면서 주변풍경도 감상하기 위해 잠시 뒤를 돌아보는 것도 좋다. 경치가 참으로 멋지다는 것을 알게 된다. 농작물이 자라고 있는 넓은 밭, 그 위에 자리 잡은 이달오름이 바로 눈앞에 들어온다.
그 너머로 정물오름, 당오름 등 주변 유명오름들 풍경이 손에 잡힐 듯 펼쳐진다. 그리고 웅장한 한라산도 아스라이 드러난다. 멋진 풍경에 힘들었다는 생각이 한순간에 사라진다.
험준한 산책로를 지나면 완만한 능선길이다. 이런 길이 오름 정상까지 이어진다. 급경사 구간에서 긴장했던 마음이 풀어진다. 예쁜 산책로를 걷으면서 기분도 상쾌해진다.
정상에 다다르면 '새별오름 해발 159.3m'라고 쓰인 커다란 바위 표지석이 있다. 어른 키만 하다. 휴일에는 이곳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10m 이상 줄지어 기다린다.
새별오름에서는 매년 정월대보름에 들불 축제를 개최한다. 오름 정면에 있는 갈대를 태워 그해 액운을 날려 버린다는 제주지역 민속신앙에서 유래한단다. 2021년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3월 13일에 드라이브 스루(Drive-thru) 방식으로 축제가 열렸다. 드라이브 스루는 자동차에서 내리지 않은 상태로 물건을 사고팔 수 있는 방식이다. 운전하면서(drive) 서비스를 받고 지나간다(through)는 의미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를 극복하자는 의미로 오름중턱에 ‘COVID-19 Out’가 쓰여 있다.
인터넷을 통해서만 참가 신청을 했다. 신청자격은 제주도 지역 화폐인 '탐나는 錢 5만 원 이상 사용 영수증'이 있는 사람이며, 승용차 1대 당 운전자 포함 4명까지 탑승 가능했다. 올해 들불 축제는 방역을 철저히 하면서 5시부터 7시까지 입장했고, 7시부터 8시까지 각계각층의 축사 등 산정행사가 진행되었다.
먼저 화려한 불꽃놀이가 10여분 이어진다. 여기저기서 음악과 함께 불꽃이 터져 나온다. 사람들의 환성이 쏟아진다.
드디어 오름 억새에 불을 놓는다. 자그마한 불씨가 금방 커다란 불꽃으로 번진다. 화려하다. 장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