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저지오름
한경면 저지리 마을 안에 있는 오름이다. 2007년에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할 정도로 멋진 오름이다. 예전에는 닥나무(楮)가 많아 닥몰 오름이라 불렸으며, 현재는 마을이름을 따서 저지오름이라고 불린다.
저지오름은 올레길 13코스 종착점이면서 14코스 시작점이다. 이 코스를 안내하는 제주올레센터는 저지면 주민센터에서 약 70~50m 떨어진 곳에 있다. 이곳에서는 간단한 기념품도 판매하고, 올레길 안내와 동행서비스도 실시한다. 올레길 일부 구간은 여성 혼자 걷기에 다소 험준한 곳이 있다. 이럴 땐 이곳 올레센터에 동행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다. 제주올레 길동무(자원봉사자)가 동행하여 안전하게 완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한, 매년 10~11월에는 올레축제를 개최한다. 이때는 날짜를 달리하여 올레꾼들과 함께 27개 코스를 모두 돌아볼 수 있다.
저지오름 탐방로는 두 군데가 있다. 제주올레 13코스를 거슬러 가다 보면 마을 사잇길 끝자락에 공중화장실이 있다. 이곳을 우회하여 올라가면 팔각정이 나온다. 이곳부터 오름 둘레길이 시작된다. 양옆이 큰 나무로 둘러싸여 한여름에도 따가운 햇볕을 피할 수 있다.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은 두 사람이 나란히 걸을 수 있을 정도로 넓고, 완만하게 경사진 흙길이다.
오름을 올라가는 또 다른 길은 올레길 14코스가 지나는 곳에 있다. 저지오름과 마을사이에 있는 밭을 지나 약 500m 정도 들어가면 오름입구이다. 승용차로 이동 가능하며, 5~6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과 간이 화장실이 있다. 입구를 들어서면 길 양옆에는 묘지가 있고, 우측으로 약 200~300m 가다 보면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이 나온다. 이 길은 나무계단과 흙길이 번갈아 가며 이어지고, 급경사이다. 경사가 있는 곳을 오르기 어려우면 우측으로 200~300m 더 가면 된다. 제주올레 제13코스와 만나게 된다.
저지오름 분화구 둘레길은 약 750m 정도이다. 아부오름 둘레길 1.5km의 절반 수준이다. 분화구 둘레길도 나무로 둘러싸여 있다. 둘레길 중간지점에 전망대와 평상 2개가 놓여있다. 이곳 전망대에서는 금오름, 정물오름 등 인근 유명오름들과 한라산을 조망할 수 있다.
오름 분화구 내부를 조망할 수 있는 산책로도 조성되어 있다. 오름 분화구가 깊기 때문에 산책로는 급경사이다. 어지럼증이 있는 사람은 내려갈 때 무서움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급경사이다. 한 계단 또 한 계단 아주 조심히 내려가야 한다.
이런 길이 100m 정도 이어진다. 나무계단으로는 200여 개다. 그만큼 분화구 내부가 깊다는 의미이다. 분화구 내부를 직접 들어갈 수는 없다. 계단길 끝지점에 분화구 내부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이곳에서 분화구 내부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분화구 내부가 깊고 넓다. 옛날에는 분화구 내부에서 농작물을 재배했었단다. 높은 화구벽이 거친 제주바다 바람을 막아주고, 비가 내리면 상당기간 습기를 머금고 있어 땅이 부족한 인근 주민들이 활용했단다. 이렇게 깊은 분화구까지 내려오려면 위험하고 힘들었을 텐데도 매일매일 내려와 농작물을 재배했다는 마을주민분들이 대단해 보인다.
저지리는 예술인들이 모여 사는 곳이 있다. ‘저지리 예술인 마을’이다. 제주 현대미술관이 있고, 갤러리데이지, 김창열미술관도 있다. 그래서 멋진 저지오름도 오르고, 현대 미술도 감상할 수 있어 더없이 좋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