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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욱 Jun 05. 2024

20화. 보통 미국인이 보는 KOREA

@ 2007 워싱턴 시간여행

“북한도 자주 가세요?”  


12월 초 미국의 한 프리스쿨 교사인 리드 부인이 물은 질문이다. 1년 동안의 미국 생활을 마무리하고 이제 곧 한국으로 돌아간다고 하자 대뜸  “당신 가족들은 South Korea에서만 머무느냐? 아니면 North Korea에도 자주 가는지 궁금하다”는 것이다.       


남한과 북한은 비록 한민족이지만 체제가 다르고 분단된 탓에 민간인의 왕래가 자유롭지 못하다는 설명을 하자 그제서야 이해가 된다는 표정이었다.


워싱턴 DC 인근의 부동산 투자 회사에서 일을 하는 30대 초반의 제니퍼 루나 씨가  ‘자기가 다녔던 한 학원에서 심심찮게 Korean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대부분 North에서 왔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난민으로 인정받은 탈북자가 그렇게 많은가 의아해서, 혹시 North가 아니라 South Korean 아니냐고 되물어도 극구 아니란다.     


워싱턴에서 만나 본 보통의 미국인과 미국 거주 외국인들은 한국에 대해서 잘 모르거나  단편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또 일부는 한국에 대한 인상이 그다지 좋은 것 같지도 않다.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건너온 ‘솔란지’ 부인 가족. 남편은 미국 예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콜롬비아 대학에서 ‘포스트 닥터’ 과정을 마친 뒤 지금 한 유명 금융기관에서 일을 하고 있다.


같은 동네에 살아 한국에 대한 인상을 물어봤더니 “아주 배타적인 성향을 가진 민족으로 알고 있었다”고 한다. 심지어 캐나다에서 교수생활을 하는 자기 동생이 “한국인들은 피부색에 대한 편견이 아주 심하니 가까이 지내지 말라”고 충고까지 했다고 한다.      


그런데 생각이 바뀌었다고 한다. 친절한 한국인들과 교류하고 또 정보도 얻어 한국에 대한 나쁜 편견을 털어낼 수 있었다는 거다.


“한국 쌀로 지은 밥이 이렇게 맛있는 줄 몰랐다”며 “이제 한국에 가서 근무하라고 해도 할 수 있겠다”고 말하기 까지 하니 말이다.      


한국에 대해 관심이 많은 미국인도 만났다. 90년대 후반 주한미군으로 대구에서 근무하면서 한국 여성과의 결혼도 생각한 제이슨은 한국의 장점은 어디에서나 대 여섯 시간 정도면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는 거라고 말한다.


누군가를 만나거나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 이동해야 할 때 거리가 짧아 효율적이라는 거다. 그런데 바로 그게 또 단점이란다.  너무 좁다는 거다.  그런 탓인지 한국인의 성향이 어딘지 모르게 좀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내린다.      


대학원생 마이클은 한국이 정확히 어디에 위치했는지 모르지만 한국 음식, 특히 ‘김치’에 대한 관심은 대단하다. 건강식품이라며 한인마트에 한 달에 한 번 정도 들러 김치도 사고,  채소도 구입한다고 했다.     


한국을 바라보는 일반적인 미국인의 관심과 강도가 결코 높지 않다는 사실이 한-미 관계의 현 주소를 규정짓는다는 주장도 있다.

조지 워싱턴 대학 커크 라슨 교수는 “한-미 관계의 이슈들은 미국인들보다 한국인들에게 훨씬 더 중요하고 의미가 있다”면서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한국이나 한국과의 관계에 대해 잘 모르는 데 반해, 상당수의 한국 사람들은 미국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고 양국관계 이슈에 더 민감하고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말한다.


이 같은 논리를 확장하면 ‘결국 아쉬운 쪽이 한국이니까 한-미 관계는 비대칭적 관계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주장으로 연결되기가 쉽다는 거다.     


물론 미국의 대 한국 정책 결정에는 미국 내 한반도 정책 전문가들의 영향력이 우선적으로 미치기 때문에, 일반적인 미국인의 한국에 대한 인식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반론도 있다.


어느 쪽의 논리가 더 설득력이 있는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다만 평균적 미국인이 가지고 있는 한국에 대한 인식이 한-미 관계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부인할 수는 없을 것 같다. ///T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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