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었지만 나의 길은 여전히 안갯속이었다.
마땅히 취직할 자리도 없었고, 창업이나 사업을 할 능력도 갖춰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부모님의 등골만 빼먹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때 문득 아버지께서 던지듯이 한 마디 하셨다.
'공무원 해보는 건 어떠냐?'
공무원?
막연하게 생각은 해봤지만 정말 내가 공무원을 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공무원이 어떤 직장인가?
소위 말하는 철밥통이라 하여 웬만한 잘못이 아니면 정년까지 보장되는 가장 안정적인 직장이다.
비록 월급은 사기업 회사원에 비해 적을지는 모르지만 업무 강도는 낮고, 연금이 빵빵해서 노후 걱정도 다른 직장인들보다 덜하다고 들었다.
무엇보다도 아버지는 은연중에 자기 자신의 길을 가길 바라는 눈치였을 것이다.
아버지는 평생을 교직에서 계셨기에 나 또한 자기의 뒤를 밟길 바라셨지만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성적 때문에 나는 아버지와 같은 길을 갈 순 없었다.
대신 아버지가 계신 곳에서는 일을 할 수 있는 길이 있다.
바로 교육행정직 공무원!
하지만 그의 그림자라도 밟기 위해서는 인고의 시간이 필요했다.
소위 말하는 공무원 시험의 관문을 통과해야 했기 때문이다.
한평생 살면서 제대로 인고의 시간을 보낸 적이 없던 내게 공무원 시험은 아버지의 마지막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이었다.
그렇게 내 인생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나는 머나먼 고행길에 올랐다!
인생에 감성을 더하다~!
감성부산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