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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는 곳에

by 김추억


다육식물이 너무 빽빽하게 자라서 사이사이 공간을 확보하려고 일부를 꺾어 빈 화분에 옮겨 주었다.
시간이 지나 뿌리를 내리고 조금씩 자라는 과정에서 유독 한 다육이만 새끼를 치기 시작했다.

영양분을 나눠주느라
제 몸을 키우지 못하는 것처럼 보여 마음이 더 쓰였다.
그런 다육이에게 내가 해 줄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저 몇 방울의 물을 더 뿌려주는 것뿐.

자기만 기르지 않고
자신의 영양분을 여러 곳에 나누는 다육이에게
물 한 방울이라도 더 뿌려주고 싶은 마음의 이치처럼
그런 사람 만나면
따스한 눈빛이라도 가득 날려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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