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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생각해도 피곤한 인생이다
나는 넓은 사람,
오지랖이 넓은 인간이다
비가 오면 짚신 장수 걱정,
해가 뜨면 우산 장수 걱정이 그 시작점이다
어제도 비가 왔다
이 시대의 짚신 장수가 생각났다
지현이의 남편은 비가 오면 집에서 쉰단다
지현이 걱정을 했다
내가 지현이의 아들과 딸까지 걱정하는 날씨다
동천의 급물살에 힘없는 어린 물고기가
엄마를 잃고 어디까지 떠내려갈까,
땅속 지렁이의 숨 막힘까지 걱정 드는
이 오지랖 넓은 정신세계를
그냥 그냥 이제는 사랑하기로 했다
며칠 전 만난 들꽃은 무사하겠지
들꽃아, 너의 근황이 곧 나의 근황이야
많이 아프지 말아 줘
이 시대에 우산도 없는 사람을 또 걱정했다
나에게 있는 여유분의 우산이 몇 개인지 세아린다
그중에 얼른 우산 하나를 펼쳐 쓸 생각도 없이
나는 홀딱 젖은 축축하고 실속 없는 인간이다
살면서 이해가 안 되는 사람들을 종종 만나지만
나는 내 오지랖이 제일 이해가 안 된다
제일 큰 오지랖은 행방불명된 사람 걱정,
혈연 지연 학연도 아니거늘
잠수 탄 사람 잠수함의 결함도 걱정하고 있다
눈 닫고 귀 닫는 게 문제가 아니다
마음을 닫아야 한다
내 걱정이 제일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