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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은
마음을 품었는데
기댄 적도 없이
죄를 짓는 것 같았다.
떠나갈 사람에게 기대면 안 된다는
똑똑한 머리와
무작정 기대고 싶은 철없는 마음이
날마다 치고받고 싸웠고
그 사이에 낑겨 괴로워 죽는 나였다.
겨울철 공사장의 인부들이
모닥불 쬐는 걸 봤다.
막 주차를 마친 자동차 밑으로
길고양이 한 마리가 들어가더니
시린 몸 웅크리는 걸 봤다.
내가 문제가 아니었다.
그 사람이 따뜻한 게 문제였다.
냉해 입은 밭작물처럼
나의 계절 속에 얼었다가
온기를 발견하고
마음이 끌려간 것이다.
그것은 인지상정(人之常情),
공사장 인부들처럼
상처 난 길고양이처럼
나는 나의 계절 앞에 정직하다.
나는
죄를 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