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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물체의 그림자가 되어 주기 위해서는
그림자는 물체 곁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
어떤 물체에게 부대끼는 바람을 막아 주기 위해서는
바람막이는 물체 곁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
어떤 물체의 웃음이 되어 주기 위해서는
웃음의 존재는 물체 곁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
어떤 물체의 일상이 일상처럼 느껴지기 위해서는
사랑의 존재가 떠나가서는 안된다
물체는 언제나 빛에 어울려 뛰다가
더위에 헥헥대며
한결같은 그림자의 품을 찾았다
물체는 온 바람을 다 쐬고 부유浮遊하다가
생채기가 나고 신열에 몸져누워
바람막이를 찾았다
물체 곁에 머물러 있던 웃음과 사랑도
붕떠서 사라진 날
물체는 작은 아이가 되어 비로소 울음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