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했지
나의 하나는 어떻게 생겼을까
거울에 나 자신을 비춰본다
하나도 안 보이고
둘도 안 보이고 열은 더욱이 안 보인다
산책길, 흐르는 냇가에 다가가
나를 비추어 보았다
흔들리는 나,
그치만 떠내려가지 않고 버티는 나
이게 나의 하나인가
이게 나의 하나라면 나의 열은 또 무엇인가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했다
너의 열을 보려고 나는 애를 썼지
너를 전부 알고 싶었던 거야
내가 믿었던 너의 하나가 나를 배신했다
내가 업수이 여기던 너의 하나가 나를 부끄럽게 했지
내 눈에 비췬 너의 하나는 이처럼 일관성이 없다
내 어찌 너의 열을 알 수 있을까
상처받을 각오로 너의 하나를 바보처럼 사랑해
너의 하나를 필터 없이 품어 본다
난 사람 보는 눈이 멀었나 봐
너의 하나도 나의 하나도 도통 알지를 못해
너에게 묻는다
네 눈에는 나의 하나가 지금 어떻게 보이니
너의 열을 그냥 보여주면 안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