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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론가 훌쩍 떠날 것이다.
기차를 돌연 탈 것이다.
한 번도 가지 않는 기차역에서 내리고 싶어졌다.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역에서 내릴 것이다.
낯설은 기차역에 내려서
사람들이 우르르 향해 나가는 방향과는 반대로 한참 홀로 걸을 것이다.
그리고 아무도 없는 허름한 식당에 앉아
한참을 기다려도 나오지 않는 한 끼를 말없이 기다릴 것이다.
굳이 허기를 채우고 나서야 나는 또 나침반도 없이 방향을 잃어버릴 것이다.
낯선 이와 인사할 것이다.
그 밖에는 말을 잃어버릴 것이다.
낯선 곳 어느 익숙한 나무에 기대어 낯선 풍경을 바라볼 것이다.
그러나 낯선 곳은 꽤 익숙할 것이다.
낯선 곳에서 익숙한 볕을 쬐고 익숙한 바람결을 느끼고 익숙한 통증을 느끼며 익숙한 기침을 할 것이다.
낯선 곳에서마저 굳이 익숙한 땅을 배회하고 익숙한 바다를 표류하다 새로운 것 하나를 발견할 것이다.
그러면 충분하다.
그러면 충분한 방황이 마쳐진다.
그러면 나는 내가 내린 역의 이름을 기억할 것이고
그 역으로 가는 방향을 사람들에게 묻고 물을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또다시 우르르 들어가는 곳을 향해 나로 따라 들어갈 것이다.
내가 탔던 역으로 돌아갈 것이다. 다시 처음으로.
충분한 방황이 한동안 살아갈 방향을 알려 줄지 모른다.
오늘도 방황할 것이다.
방황이라 썼지만 자유라고 읽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