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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크슈타인 Jul 21. 2024

나의 영웅, 나의 다크 히어로

해후(邂逅)를 기다리며


머나먼 시공간의 굽이 어딘가,  

어린 시절 손잡고 걷던 아버지와의 산책 길.  

꼬꼬마 시절 산처럼 든든했던 나의 영웅,

학생이 되어선 아버지의 그 손 왜 뿌리쳤을까


아이 취급하는 게 싫었나

꼰대 같은 아버지가 후져 보였나

무엇이 불만이어서

무엇이 부끄러워 그랬던가!


돌이켜보니 햇살 가득한 들판,  

아버지 웃음은 내 마음을 안도하게 해준

천수천안 관세음보살의 미소


신해철의 노래를 들을 때마다,  

깊은 나레이션 속에 담긴 그리움과 회한

아버지와 나를 통해 다시 만나며

이제야 조금 그의 삶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고독한 투병의 고통에도 보여주신 의연함,

마지막까지 싸워주셨던 그 용기와 사랑으로 난

험한 세상 버티며 살아가네


집어삼키려는 망각의 유혹을 뿌리치고

문득문득 튀어나오는 진한 그리움

이 마음 더 흐려질까 두려워

존재의 숙명 앞에 대기표를 들고 기다리는 하루하루


아버지 흔적 이제 얼마 남지 않아

영원한 사랑의 기억,

그곳에서 다시 만나 두 손 꼬옥 잡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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