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85. Sentence] 나는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
D-85. Sentence
"나는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
방학이 되면,
두 아이를 조금 더 시간내어 챙길 수 있고,
학기 중에 만날 엄두를 내지 못했던 사람들과
식사하고 대화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이번 겨울방학은
프로젝트가 한창이었어서
그런 시간을 제대로 보내지못하고
순식간에 방학이 지나가버렸다.
(그래도 보고싶은 사람들은 만나긴 했지만)
오늘은
자신의 삶을 열정적으로 살고계신
대학원 선배님 학교로 찾아가
함께 점심식사를 함께 했다.
마침, 선배님께서 제안서관련
부탁하신 일이 있어서 그 일에 대한
이야기도 할 겸, 맛있는 점심을 먹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음주 본격적인 미팅날짜를 대략잡고
또한번의 의미있는 시간을 마치고,
평소에 인스타로만 확인했던
인테리어 스튜디오 ‘삼공이오’에서 운영하는
카페가 학교근처에 있어서 방문하게 되었다.
'3025 Coffee'
막상 와보니 인테리어 스튜디오에서
운영하는 카페답게
자신만의 무드를 가지고
느낌적인 느낌의 LP카페임을 느낄 수 있다.
긴 벽면을 가득채운 벽책장에
어떤 책들이 있나 천천히 둘러보는데
눈에 들어오는 책제목 하나.
"나는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
어제 서로에 대해 깊이 있게 나누었던 모임에서도
오늘 선배와의 대화에서도
공통적으로 느꼈던 것은,
'나'라는 사람은
조금은 둔감해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목표지향적인 성향을 가지고
앞만 보고 달려가다보니
나를 자꾸 몰아가게된다.
초조해질 필요도,
누가 쫓아오는 것도 아닌데
스스로를 참 괴롭히며 살고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던 어제오늘이다.
조금은 둔감해지자.
아이들에게도,
남편에게도,
무엇보다 나 자신에게도.
LP판에서 흘러나오는 재즈선율이
어울리는 공간 안에 있으니,
조금 더 둔감해져도 괜찮을 것 같은
느낌적 느낌이 든다.
그래도 괜찮다.
그 사실을 깨달아가기 위해
지금이 필요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