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식사같은 기분 좋은 하루.

[D-329] 하루 중 아침 식사가 제일 좋다.

by Mooon

D-329. Sentence

하루 중 아침 식사가 제일 좋다.


@nursedaldal



느낌의 시작


하루 중 아침 식사가 제일 좋다. 요즘 나를 가장 기분 좋게 만드는 것은 다름 아닌 ‘아침식사’다. 아주 사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있다면, 나에게는 바로 그릭요거트와 녹색사과 한 접시일 것이다. 나는 요즘 한 분의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하고 있다. 50대 중반이 되어 서울에서의 긴 삶을 정리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책과 산책을 위해 지방에 조용한 가게를 직접 인테리어해 운영하고 계신 분이다. 그분이 올리는 글과 사진, 밑줄 그어진 문장들을 볼 때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고요해진다. 특히 오늘의 피드 속 문장, “나는 아침식사가 제일 좋다” 에서 오래 멈춰 섰다. 나도 그랬다. 나도 아침이 제일 좋다.



마음의 흐름


언제부터였을까. 두 아들을 키우며 워킹맘으로 살기 시작한 이후로, ‘식사다운 식사’는 하루의 끝, 저녁 한 끼로 좁혀졌다. 아침과 점심은 늘 정신없이 흘러가 버린다. 하지만 그 틈에서도 내가 놓치지 않으려 하는 게 있다면, 바로 ‘좋아하는 방식으로 먹는 아침식사’다. 요즘의 나의 아침식사는 단순하다. 그릭요거트에 그레놀라와 견과류를 넣고, 달콤한 딸기잼을 살짝 섞는다. 여기에 땅콩잼을 듬뿍 찍은 녹색사과 한 조각. 이 조합을 떠올리기만 해도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내일 아침에도 이 메뉴를 먹을 수 있다는 사실 하나로도 하루가 기대된다.


과거엔 맛있는 음식이라면 배부르게 먹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배부름’보다 ‘기분 좋은 여유’가 남는 식사가 더 좋다. 저자가 말하듯, 아침식사 같은 식사. 가볍게, 맛을 음미하며, 적당히 즐길 수 있는 그 감각이 좋다. 나는 하루에 라떼 한 잔은 꼭 마신다. 하지만 끝까지 다 마시는 경우는 드물다. 식은 라떼는 맛이 없으니까. 처음의 온기와 향이 사라지면 그 순간 함께 머물던 감정도 식어버리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늘 내가 좋아하는 온도, 내가 좋아하는 양만큼만 마신다. 한 번은 자주 가던 동네 카페 사장님께 “라떼가 맛이 없어서 남긴 게 아니에요, 식은 라떼는 별로라서요”라고 굳이 설명한 적이 있다. 그 뒤로 그 사장님은 나를 기억하셨는지, 언제부터인가 라떼를 조금 더 뜨겁게 만들어주신다. 그렇게 내 취향을 알아봐주는 순간, 커피는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관계의 온도’가 된다.


오늘은 주말 같은 화요일이다. 학교도 없고, 아이들도 없는, 나 혼자 선택할 수 있는 날. 물론 프로젝트 보고서와 내일 수업 준비, 금요일 인터뷰 준비 등 해야 할 일들은 산더미처럼 쌓여 있지만, 오늘만큼은 일정에 매이지 않고 나의 리듬으로 살고 싶었다. 그래서 평소 와보고 싶었던 동네 카페에 왔다. 골목 사이, 간판도 작고 조용한 공간. 문을 열자 따뜻한 조명이 맞이한다. 그동안 사진으로만 보던 라떼가 눈앞에 놓였다. 또렷하지만 부드럽게 번지는 거품의 결이 아름답다. 마시기 전, 한참을 바라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 이렇게 한 번은 쉬어가자. 몸도 마음도.’ 바쁜 일상 속에서조차 멈출 줄 아는 이 순간이, 나를 다시 만든다. 오늘의 라떼는 단지 커피가 아니라, ‘쉼’이라는 위로였다.



내 안의 한 줄

조금 식기 전에, 지금 이 온도를 천천히 음미한다.


매일의 감정이, 나를 설명할 언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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