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순간을 붙드는 마음

by 시크매력젤리


삶의 어느 지점에 누군가가 내게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라고 묻는다면,

얼마나 머뭇거릴까.

당신이라면 행복했던 순간들을 거침없이 말할 수 있을까.


한참을 생각하고 생각해야 될 것 같다.

행복한 순간을 떠올려 봤지만 공허만이 남아 있는 듯하다.


반면에 상처, 고통, 괴로움, 외로움은 켜켜이 쌓여 비석을 세워 놓듯

딱딱한 돌덩어리가 정확하게 박혀있다.


문득 내 삶에 드리운 그늘들 사이에서 행복의 빛줄기는 어디에 있었을까,

한참 기억을 더듬어 가늠해 본다.

슬픔과 아픔은 허락 없이 나를 고통의 늪으로 데려가지만,

행복은 그저 마음의 문을 열고 마주해야 비로소 온다는 것을.


그럼에도 기억을 더듬다 보면

순간순간 스쳐 지나간 빛줄기가 있었다.

후덥지근하게 더운 여름날 습도마저 높아 짜증이 밀려온다.

이럴 때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며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

"캬. 이게 행복이지"라는 한마디가 저절로 나온다.

고양이 젤리를 안고 있을 때

골골송을 불러주면 행복을 느낀다.

불어오는 바람에 반짝이며 살랑거리는 식물들을 보고 있노라면

느슨해진 마음에도 잔잔함이 함께 일렁인다.


이렇듯 행복은 그렇게 특별하지 않았다.

내가 그 순간을 얼마나 집중했느냐에 따라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다.

순간순간을 소중하게 느끼는 감정 그게 바로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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