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의 호흡에 맞춰 살아간다는 건

by 시크매력젤리



어쩌면 이 아이들을 또 죽일 수 있다는 불안감이 물밀듯 밀려온다.

수많은 아이들을 떠나보냈다.

무관심도 있었고 게으름도 있었다.

과다한 관심과 사랑 때문에 속절없이 많은 아이들을 보냈다.


식물을 하나 둘 집으로 들이면서 이제는 잘 키울 수 있을 거란 자신감도 들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그 자신감은 바닥을 들어내고 있다.


예전에는 여러 번 분갈이하기 귀찮다는 생각에 식물보다 두 배나 더 큰 화분으로 옮겨 심었었다.

그러다 과습이 발생해 뿌리가 썩어서 보냈다.

그동안의 실패를 거울삼아 식물이 숨을 쉰다는 토분을 찾아 심기 시작했다.


과습으로 아이들의 뿌리가 썩어서 떠나보냈던 적이 많았기 때문에 배수층을 두텁게 깔았다.

물을 좋아하는 아이에게 두꺼운 배수층은 독이 되었다.

물을 주는 동시에 화분 바닥으로 다 빠져나가버린다.

다시 분갈이를 해야 되나 고민도 든다.

분갈이를 며칠 새 또 하게 된다는 아이는 몸살로 아플 것 같다.

그냥 시간을 두고 지켜보기로 했다.


초록이들은 위로와 쉼을 준다. 보는 것만으로도 그 자체가 행복이자 평안함을 가져다준다.

돌보느라 많은 시간을 할애하더라도 즐거움이 더 크다면 기꺼이 내 시간을 내어줄 것이다.


어떠한 존재에게 관심을 갖고 돌본다는 건 책임감이 따르는 일이다.

식물의 속도에 맞춰 나도 성장해 보기로 한다.

keyword
월, 목 연재
이전 22화행복은 순간을 붙드는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