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에게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길 원했던가.
좋은 사람.
그렇다면 세상 모든 사람이 다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라는 게 맞을 것이다.
누구도 스스로를 나쁜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라진 않을 테니.
나도 마찬가지다.
다정하고, 유머 감각 있어 웃음을 주는 사람
한없이 순수한 영혼을 지닌 사람.
누구든 부담 없이 다가올 수 있는 사람.
한때는 그 순수함이 철없음으로 비쳐 보이기도 했다.
함께 일하던 동생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언니 나이가 돼서도 나도 그렇게 밝을 수 있을까?"
옆에 있던 다른 동생이 웃으며 거들었다.
"그 말, 언니 칭찬하는 게 아니라 놀리는 거 아냐?"
그 시절의 나는, 조금은 어설펐지만 빛나던 사람이었다.
지금은 어떤가.
평범한 일상 속에 지루함이 스민다.
나를 스쳤던 많은 사람들, 과연 나를 기억이나 할까.
기억한다면 어떤 모습일까.
나는 모든 걸 내려놨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가면은 벗겨지지 않았다.
좋은 사람, 다정한 사람, 배려심 많은 사람,
유머로 웃음을 주는 사람, 착한 사람.
이 모든 얼굴을 여전히 포기하지 못한다.
세상을 살아간다는 건 끊임없이 가면과 가면이 마주치는 일.
그 가면이 쌓이고 겹쳐져
마침내 하나의 얼굴이 되는 과정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