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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디 Oct 06. 2024

더 많이 실패하기 위해

앞으로의 인생을 위한 지침서 만들기



‘내가 힘들 때 어떻게 이겨냈더라?’



오랜만에 목사님 사모님 그리고 동생들 보러 지방에 있는 그룹홈에 내려왔습니다. 언제 와도 평화롭고 잔잔하게 행복이 스며드는 공간에서, 간만에 지역 축제도 즐기고 함께 수다도 떨며 쉼을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쉼이 익숙하지 않고 ’뭔가 해야 하는데 ‘하는 압박감이 들기도 합니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또 많은 도전을 하고 실패를 거듭할 수도 있지만 더 씩씩하게 일어서야 할 것만 같습니다.



마침 친구와 몇 주 전 통화를 했던 일이 떠올랐습니다. 친구와 통화하며 늘 그렇듯 진로 고민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아냐 그래도 잘 이겨내잖아, 비결이 뭐야?"

“글쎄?“



저를 오래 보아온 친구의 말에 한편으로는 참 고마웠습니다. 잘 이겨내는 것처럼 보였을지는 모르겠지만, 잘 이겨낸 것 같진 않았습니다. 돌이켜보니 친구들에게 신세도 많이 졌고, 아쉬운 점들도 많았습니다.



앞으로 다가올 어려움들도 잘 이겨내고 싶은 사람으로서, 언젠가 여유가 되면 삶을 돌아보면서 ‘내가 힘들 때 어떻게 이겨냈더라? 하는 것들을 글로 정리해 봐야겠다 ‘ 했습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오답노트를 만드는 것처럼 말입니다.






저 개인적으로 짧은 삶의 여정을 통해 느낀 것은 중요한 것은 실패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데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 밝은 성격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 살면서 긍정적으로 작용해 온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성향들도 환경에 따라 바뀌곤 했습니다. 상황이 어려워지면 어려워질수록, 고립의 상황이 심화될수록 비관적인 생각을 하는 비중이 월등히 높아졌습니다.



감사일기 쓰기

‘어떻게 잘 살아갈 수 있을까?’ 막막하고 불안한 마음이 밀려들 때면 항상 일기를 썼습니다. 때로는 정말 힘이 나지 않을 때에도 막막함을 긍정의 힘으로 덮으려 억지로 감사한 것들을 끄집어내었습니다.



감사일기를 쓰면서 정말 사소한 것이라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닌, 웃으니까 행복하다는 말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은 기분이 나아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기분이 좋지 않은 날, 막막함이 커지는 날에도 글로 써보며 상황을 분석해 보았습니다. 바꿀 수 없는 것이라면, 계속 생각나게 두지 말고 머릿속에서 기억 저편으로 던져버리는 시늉을 하곤 했습니다.



그렇게 일기를 쓰는 과정에서 취업에 대해 고민해 보고 욕심에 비해 쌓아 놓은 게 많지 않다는 것을 깨닫기도 했습니다. 눈도 낮추고, 욕심의 크기도 낮추면서 개인적으로는 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하려 했던 것 같습니다.



덕분에 지금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며 글을 쓸 수 있었습니다. 기억은 저편으로 사라지지만 기록은 언제라도 들여다볼 수 있어 다행입니다.






루틴 만들기

살면서 손꼽히는 섬뜩한 순간을 떠올리면 공기업을 준비하다 포기하고 목표가 없어졌을 때 방 안에 홀로 우두커니 있던 순간인 것 같습니다. 행선지도 없이 같은 자리를 빙빙 돌며 표류하는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게다가 당시에는 코로나로 사회활동이 위축되는 환경이기도 했습니다.



고정적인 수입, 루틴, 인간관계가 없는 상태가 계속될수록 고립의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당시 고정적인 수입은 없었지만 아르바이트를 하며 최소한의 생활비를 벌었습니다.



고정적인 루틴이 없어 만들고자 출근하듯 서점에 방문하고 산책하고 돌아오는 루틴을 만들었습니다. 루틴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것이 무기력한 생활을 깨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최소한의 약속을 정해서 몸을 움직이고, 새벽에 잠들지 않겠다는 약속만큼은 무조건 지켰습니다.



스트레스 해소 방법 찾기

그렇게 에너지가 생기면서 뭔가 시도해보고 싶은 의욕이 생겼습니다. 뭔가 해내기 힘들면 목표를 잘게 나눠서 해보라는 목사님의 조언도 참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력서를 쓰는 것부터 천천히 시도해 보았습니다. 마감 기한을 정하기도 하고 어떠한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이유를 되새기곤 했습니다.



그렇게 아르바이트나 일을 하면서 에너지가 소진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도 참 중요했습니다. 제게는  요리를 하거나 코인노래방을 가는 등의 활동이 스트레스 해소에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냉장고 파먹기(냉장고 속 남은 재료로 하는 요리)에 굉장한 흥미가 있습니다. 재료를 입력하면 할 수 있는 요리를 알려주는 어플을 보거나 백종원 선생님 유튜브 보면서 요리를 했습니다.






사회적 관계망과

지원제도 활용하기

살다 보니 때로는 정말 혼자 힘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순간도 있었습니다. 늘 그렇듯 스스로 해결해보려 했지만, 도움이 간절할 때도 있었습니다.



이따금씩 밀려드는 외로움을 관리하는 것도 하나의 숙제였습니다. 다행히 의지할 수 있는 좋은 친구들과 어른들이 옆에 있어 연락하고, 산책도 하면서 외로운 마음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자립준비청년 셰어하우스와 같은 지자체 지원정책을 통해서도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주위에 손을 내밀어 사회적 관계를 만들어 나갈 때 조금은 어려움을 극복하기 수월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짧은 인생 경험을 가지고 어려움을 잘 이겨내는 법에 대한 글을 써보려니 부족함이 많이 보입니다. 저마다 살아가며 삶의 지혜를 쌓아가듯 저 또한 살면서 보완해 나가야 할 듯합니다.



살면서 위기가 찾아올 때, 루틴도 만들고, 다른 단체나 제도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구하는 것을 시작으로 더 나은 방안들도 찾아보려 합니다. 고립은둔 청년 지원단체에서 일하면서도 ‘무기력 극복 챌린지’를 기획하는 등 루틴을 만들면서 많은 분들과 함께 사회적 연결감을 만들어 내는 활동 등을 시도해보았습니다.



“머물러 있으면 안 돼.”



목사님과 담소를 나누면서 머물러있지 말고 끊임없이 시도해 보라는 말씀에 공감이 많이 가 기억에 오래 남았습니다.



앞으로도 살면서 어려운 순간들을 마주할 때마다 그간 써 내려갔던 글들을 보며 치열하게 살아낸다면 좋겠습니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만 제 삶은 또 다른 길을 찾아 나아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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