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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대해 깨달은 정말 무서운 사실

나만의 답을 찾기

by 주차영




정답을 찾아 헤매던 20대
VS
정답이 아닌 나만의 답을 찾는 30대



"스카이(대학) 가려고요."

"그렇구나~"



몇 주 전 있었던 일입니다. 학원에서 왜 공부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다 한 초등학생 아이가 이렇게 말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근데 저는 한참을 씁쓸해했습니다.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을 응원해주지는 못할망정 내심 씁쓸해하다니, 집에 가는 길에 이 씁쓸함이 어디서부터 기인했는지 떠올려 보았습니다.



처음에는, '학창 시절의 내가 떠올라서 인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학창 시절 공부도 열심히 했고, 나름 괜찮은 대학도 졸업했지만, 취업까지는 한참 걸렸습니다. 근데 제가 대학을 나와서 취업을 못했기 때문에 씁쓸한 건 아니었습니다.



세상이 너무나도 빠르게 변하고 있는 지금, 좋은 대학을 졸업했음에도 구직이 힘든 수많은 사회초년생들이 생겨나는 것을 뉴스를 통해 지켜보고 있는 입장에서, 이 어린 친구가 '스카이'라는 좁은 문을 통과하고도 또 취업 등의 경쟁에 뛰어들 생각을 하니 조금 씁쓸한 마음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아이가 꿈을 위해 대학 진학이 필요할 수도 있고 또 진학해서 잘할 수도 있으니 그냥 “그렇구나~” 하고 말았습니다.



공교롭게도 최근 우연히 읽게 된 베스트셀러 '시대예보(저자 송길영)'에서 제가 생각했던 것과 비슷한 단락을 찾았습니다.



"그 확률이 줄어드는 게임의 끝은 대다수가 패배자가 되는 슬픈 결론임을 모르지 않습니다.
다만 바뀐 세상의 어느 곳이 잃어버린 낙원일지 모르기에, 눈을 들어 살피는 것이 아니라 예전의 기억에 의존하고 지나간 성공의 방정식을 반복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찌 보면 저는 늘 모범생으로 살아왔습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짜여진 시스템에 잘 적응하려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모두가 치열한 경쟁 끝 따르는 보상을 얻기는 힘듭니다. 대학 진학이든 취업이든 창업이든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기 때문에 방향을 잘 정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에게는 스카이(좋은 대학)를 목표로 하는 것이 여전히 하나의 길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요즘은 공부 뿐 아니라 줄넘기, 발레, 미술, 댄스학원 등 다양한 것들을 배우는 아이들도 많고, 흥미를 기반으로 꿈을 펼칠 수 있는 경쟁의 분야와 기회의 문이 좀 더 넓어진 것 같아 부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다행입니다.






제 20대를 돌아보니 뭔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 답을 찾고자 하는 마음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서른을 앞둔 지금은 정답을 찾아 헤매기보단 주어진 답이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심지어는 인공지능 시대가 눈 앞에 펼쳐졌으니 아무도 답을 모르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여전히 미디어에서 수많은 조언들이 쏟아집니다. 물론 제게는 도움 되는 조언, 노하우들도 정말 많았습니다. 하지만 가끔은 혼란스럽기도 했습니다. 누구는 '인간관계가 중요하다', 누구는 '인간관계는 필요없다' 합니다. 누구는 ‘좋아하는 것’을 하라고 하고, 누구는 ‘잘하는 것을 해야한다’고 합니다.



요즘에는 SNS로 ‘돈버는 법‘과 같은 콘텐츠도 많은데, 이러한 콘텐츠에는 관련 교육을 하는 등의 이해관계가 결합되어 있기도 합니다. 이런 저런 조언들을 찾아보는 일도 물론 좋지만 결국 정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주식 시장에서도 어떤 종목이 급등하고 나서 '돈을 벌었어요' 하는 말을 듣고 매수를 했다가는 고점에 물리는 것처럼, 누군가는 어떠한 방식으로 성공했지만 그것은 시대적 상황과 본인의 역량이 결합된 것일 수 있고, 그 개인의 상황과 조건이 나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가 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분명하게 인생에 대해 깨달은 무서운 사실은, 결국 수많은 조언들을 받아들이는 것은 나의 몫이고 타인은 나의 인생을 책임져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갈수록 혼란스러움이 가중될 세상 속에서 그만큼 중심을 잘 잡고 자신만의 답을 찾아가려는 노력들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물론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직장생활이 잘 맞을 수도 있고, 누군가는 프리랜서가 나을 수도 있으니 나에게 잘 맞는 답을 찾아야 한다는 것, 책임도 온전히 내가 지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저 또한 다양한 경험들을 통해서 여러 조언들을 제게 맞는 방식으로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 내 입맛에 맞게 바꾸는 것) 해보고 있습니다.



그것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이든, 진로를 찾는 방향이든, 내가 나에게 어울리는 답을 찾으려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업중이니 아이와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아이가 스카이를 가고 싶어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그 이후의 꿈을 위한 발판이기를 바라면서, 아이가 대학을 가든 안가든 원하는 삶을 살며 살기를 바랍니다.



저 또한 20대에는 대학에서 과제를 했지만, 30대에는 나만의 길을 고민하고 찾아가는 과제를 수행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이 역시도 매우 어렵고 험난한 일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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