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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심을 지속하지 못하는 것에 대하여

지속력

by 주차영




전력질주하다 지치기를 반복하던 20대
VS
페이스 조절하며 꾸준히 달리는 30대




지금으로부터 4년 전 쯤, 한 재단 사무총장님과 함께 한 틱톡 크리에이터 분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숏폼이 지금처럼 대유행하기 전이었고, 틱톡도 유명한 건 알았지만 10대들이 주로 이용하는 플랫폼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숏폼은 무조건 더 뜰 거예요."



확신이 가득 찬 목소리로 이야기를 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작년부터 올해 초, 숏폼 콘텐츠가 대유행하면서 문득 그 크리에이터 분이 떠올랐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꾸준히 무언가를 하면 저렇게 빛을 보는구나' 싶었습니다.



그러면서 생각했습니다. '나는 왜 뭔가를 꾸준히 지속하지 못했을까?' 무언가를 시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지속하는 힘이 성과를 만든다는 것을 올해 참 많이 실감했습니다. 처음엔 신기하고 재미가 있다가도 시간이 지나니 포기한 것들도 많았습니다.



물론 모든 것을 다 꾸준히 할 수는 없었습니다. 예를 들면 취준생 때 공기업을 준비하다 금전적 부담으로 준비를 포기했던 이런 일들은 그땐 그게 최선이었겠다 싶습니다. 하지만 ‘꾸준히 했으면 좋았겠다’ 싶은 것들도 많았습니다. 운동이나 인스타그램 계정 운영도 처음에는 "한 번 해보자!" 했던 일들이었는데, 어느 순간 결심을 지속하지 못하고 흐지부지되었습니다.



잠시 쉬더라도 다시 이어갈 수 있는 건데, 하다 보면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도 있고 가끔은 보상을 얻을 수도 있는데, 당장의 성과가 눈앞에 보이지 않는다고 너무 쉽게 포기했던 것 아닐까 싶기도 했습니다. '왜 결심한 것들을 지속하지 못했는가?'에 대해 떠오르는 생각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가설 1. 동기부여가 안되어서 그런 것 같다.

특히 내적동기와 외적동기의 균형이 필요한 것 같다.


처음에는 종종 보려고 동기부여가 되는 문구들을 모아서 정리를 해두었습니다. 그러다가 느낀 것이, 문장들은 잠깐 마음을 움직이기는 하지만 그 마음이 오래가진 않았습니다.



조금 뻔한 문구들 보다는 행동으로 이어질만한 구체적인 장면들을 상상하거나 현재 눈앞에는 보이지 않지만 언젠가는 닥쳐올 미래에 대한 이야기들을 써보는 것이 제게는 조금 더 현실적인 동기부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인생은 호르몬이다(저자 데이비드 JP 필립스)'라는 책을 읽으면서 하나 깨달은 것이 있었습니다. 책에 '내적 동기에 집중하라'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런데 읽으면서 저는 내적 동기(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외적 동기(돈, 승진, 인정 등과 같은) 둘 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스타그램에서 22년부터 소소한 일상을 올리는 계정을 운영했는데 처음에는 재미있어서 시작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재미는 줄어들고 늘 우선인 생계를 핑계로 결국 운영을 포기했기 때문입니다. 브런치에서도 글쓰기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지만 조회수에 따른 수익이 있는 것은 아니니 멤버십 운영을 통해 동기부여를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외부적인 보상에만 의존하면 그만큼 중심을 잃기 쉽기 때문에 내적 동기, 외적 동기 사이의 적절한 균형을 찾는 것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가설 2. 체력저하 때문인 것 같다.

운동과 식단관리


올여름은 정말 역대급으로 더웠습니다. 출근하기도 무서울 정도였는데 더워서인지 밤에 잠도 잘 안 오고, 운동도 잘 안 하다 보니 체력이 눈에 띄게 떨어짐을 느끼며 삼계탕을 정말 많이 먹었습니다.



그러면서 운동을 소홀히 한 요즘의 저를 반성했습니다. 운동을 하다가 어깨가 좀 아프면 쉬고, 다시 운동하고, 쉬는 것을 반복했는데 최근엔 정말 운동을 소홀히 했습니다.



저는 보통 머리 말릴 땐 같이 스쿼트를 하고, 주 1회 홈트정도만 하고 있는데 운동을 최소한으로 밖에 안 했더니 이제 ‘살려고 운동한다’는 말이 실감이 났습니다. 체력이 무너지니 정신력도, 버틸 수 있는 끈기도 약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근 몇 년간은 건강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는데, 30대에는 운동과 식단관리에 신경을 더 써야 할 것 같습니다. 이전에 열심히 했던 기억을 되살려 잘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내년에도 운동을 소홀히 한다면 이제는 운동을 배우러 다닌다든지 하는 강제적인 시스템을 만들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다가오는 30대에는 무언가를 결심하고 어려움이 닥쳤을 때, 어려운 부분을 보완하여 다른 시도를 하는 식으로 최선을 다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야 포기하더라도 아쉬움이 남지 않을 것 같습니다.



운동처럼 잠시 쉬어가더라도 또 컨디션이 좋아지면 다시 시도를 이어가는 방식으로라도 결심을 조금 더 지속해 나가는 30대가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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