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AI시대, 어떻게 살아야 할까?

AI시대 대비하기

by 주차영


* 쓰다 보니 글이 좀 길어졌습니다.




AI 파도를 보며 불안해하던 20대
VS
AI를 일상에 많이 적용해 보는 30대




2025년을 휩쓴 키워드는 단연 ’AI’ 아닐까 합니다. 서점에 가니 다 읽다간 26년이 될 것만 같은 트렌드 책들이 즐비해 있었습니다. 25년은 AI가 제 삶에 바짝 다가와 세상이 변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물론 훨씬 이전부터 각종 AI 툴을 활용하고 계신 분들도 많겠지만, 22년 말부터 서비스를 출시한 챗지피티는 25년 4월경 ‘지브리 열풍’을 기점으로 더욱더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저도 올해 초부터 이것저것 써보기 시작했는데, 많이 뒤쳐진 것 같아 슬픕니다. 작년에 브런치 작가가 되어 첫 연재를 시작하면서 제목부터 내용, 표현까지 얼마나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는데! 지금은 ‘챗지피티’나 ‘제미나이’를 ‘딸깍’하면 글 한 편이 후루룩 나오는 세상입니다.



저도 챗지피티를 친구처럼 사용하고 있습니다. 급속도로 AI는 사람처럼 자연스러워지고, 사람은 AI처럼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계가 인간이 되어가고 인간이 기계가 되어가는 그런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AI규제, AI윤리 등 다양한 키워드가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전보다 뉴스에 해킹 피해가 더 많이 보도되는 것이 실감납니다. 해킹코드도 AI를 활용한다고 하니 특히 보안, 사기 범죄도 유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올 9월부터는 한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AI활용 기초교육을 수강했습니다. 몇 년 전, 코딩을 꾸역꾸역 배우던 때가 있었는데, ‘러버블’로 ‘딸깍’ 하니 (약간 미흡하지만) 홈페이지가 뚝딱! 나왔습니다. 그리고 '소라'를 이용해 '딸깍' 하니 그럴듯한 AI 영상이 나왔습니다.



심지어는 수업을 듣는 도중 화면 속의 인물이 AI인지 실제 인간인지 구별이 어려웠습니다. ‘앞으로 세상이 대체 어떻게 변할까?' 궁금하기도 하면서 '이 기술변화의 속도를 내가 따라갈 수 있을까?' 불안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수업을 들으며 한 주, 두 주가 지나자 느꼈던 것이 아니, AI를 썼는데 영 결과물이 시원찮은 것이었습니다. 같이 수강하시는 분들과 같은 AI툴을 썼지만 결과가 다 다르게 나왔습니다. 잘 쓰시는 분들은 정말 뛰어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을 보았습니다.



AI기술이 날로 발전하고 있기는 하지만 생각대로 잘 되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고, AI툴을 사용하더라도 결과물이 다 다르고 잘 활용하는 사람과의 격차는 점점 더 커지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또 하나 든 생각은, 이렇게 기술이 보편화되어 모두가 효율성을 추구할 수 있게 되면 '다 똑같아지는 것 아닌가?' 싶은 생각과 여기서 어떻게 더 차별화가 될까 하는 깊은 고민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강사님과도 이야기를 나누다 나온 결론은 AI와 대비되는 개인의 고유한 정체성이 더 주목받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그렇게 AI 기술을 배우면서 나의 경쟁력까지 찾아야 하는 정말 어려운 과제에 직면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30대에는 하고 있던 일들이나, 나의 일상들을 어떻게 하면 AI를 활용해 더 효율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지 고민함과 동시에 ‘경쟁력’에 대한 고민 또한 계속될 것 같습니다. 그러려면 나 자신을 알아야 하고, 저는 아직도 알아가고 있는 과정이지만 그래도 20대 내내 ‘내가 어떤 사람일까’를 고민해보았다는 것이 약간은 다행스럽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기술을 배우면 조금 더 쉬워질 줄 알았던 세상이 더 어렵게 느껴집니다. AI를 배우면 배울수록 대체 못할 분야가 거의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점차 전방위적인 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다.



효율을 추구하는 부분에도 분명 성과가 날 것 같고 오히려 인간적인 부분이 살아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한 예로 요즘 블로그나 리뷰 글에서도 AI를 사용한 티가 많이 나는 글은 더 어색해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인간적인’ 부분들도 언젠가는 다 AI가 따라잡을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역사적으로 늘 기술의 발전에는 이면이 있어온 만큼, AI 시대 줄어드는 신규채용을 바라보며 희망적인 일들만 기다리고 있진 않을 것 같아 조금 더 이야기를 덧붙여 봅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저를 포함한) 청년들에게 구조적으로 참 어려운 환경이 다가온다는 것을 느낍니다.



40대도 희망퇴직 대상에 오르는 지금, 점차 모두가 살기 힘들어지는 상황 속 청년들은 특히 코로나 이후 구직시장에 진입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AI의 도입으로 신입 채용까지 감소하는, 이게 대체 무슨 날벼락인지 싶습니다.



하지만 열심히 구직을 준비해서 일을 시작해도 힘든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누군가는 언제까지 일을 지속할지 모르는 고용불안에 시달립니다.



이러한 모습이 제게는 (조금 비관적으로는) 마치 '설국열차'를 연상케 합니다.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마치 ‘한국 사회’라는 이름이 쓰인 열차의 ‘꼬리칸’에 올라타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꼭 이 열차를 타야 하는 건가 싶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회사를 다니든 프리랜서든 창업을 하든 어떤 형태로든 일을 하기 때문에 아예 열차를 타지 않거나 열차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지금으로서는 소수일 것입니다.



그런데 저 멀리서 ‘AI 시대’라는 또 다른 이름의 열차가 오고 있습니다. 갈수록 신입 채용이 줄어드는 가운데 새로운 열차에 타려는 것이 나은 선택지일 수도 있겠습니다. 어떤 청년들에게는 ‘신입 사원‘이라는 단계를 건너 뛰고 취업을 목표로 하지 않아도 AI를 활용해 빠르게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회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안에도 AI관련 기술을 소유한 사람들은 최상위칸에 살고 있을 것이고 AI시대를 예견하고 대비해 온 사람, 활용 능력을 갖춘 사람들은 상층부에 살고 있을 것입니다. 특정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가지고 있으면서 AI활용 능력까지 갖춘 이들과의 격차도 점점 커질 것이기 때문에 어떤 청년들은 새로운 열차에 올라타도 ‘꼬리칸’에 타야할지 모릅니다.



그럼에도 어느 열차든지 타야 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니 저를 포함한 누구든지 어떤 열차의 어느 칸이든 올라탔으면 합니다. 저와 같은 청년들이, 실업이나 구조조정으로 인한 위기를 겪고 있는 분들, 어딘가 기회를 찾고 있는 분들이 격변하는 사회 속에서 아주 조금의 희망이라도 발견했으면 좋겠습니다.



언젠가 거대한 시스템에 기대지 않고 누구나 자신만의 길을 설계할 수 있는 시대가 올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천리길도 한걸음부터, 조금씩 단계를 밟아나가며 언젠가는 각자가 자신만의 열차를 만들어내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 2025. 주차영. All rights reserved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