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아빠가 말이야—”
엄마의 단골 술안주였다.
잔이 몇 번 비워지고 나면,
꼭 빠지지 않는 메뉴처럼 친아빠 이야기가 나왔다.
“정말 최악이야.”
“어떻게 그럴 수 있니?”
“네 아빠가 나한테 어떻게 했는 줄 알아?”
네 아빠, 네 아빠, 네 아빠…
그 말들이 귀에 들릴 때마다
내 머릿속은 더 혼란스러워졌다.
내 아빠는 누구일까?
지금 내 곁에 있는 아빠는 한없이 따뜻하고 좋은 분인데, 왜 나는 보지도 못한 아빠의 흉을 들어야 하지?
마치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곱절로 혼나는 기분이었다.
원 플러스 원으로 따라오는 꾸중 같았다.
엄마의 뒷담화는
내 뿌리를 부정하는 말처럼 들려
마음 한쪽이 자꾸만 시렸다.
나는 잘못한 게 없는데도 괜히 작아졌다.
아빠라는 말이 이렇게 무겁고 차가운 단어가 아니라,
그냥 따뜻하고 든든한 이름이면 좋겠다는 간절한 소망을 품은채 잠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