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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움 Jul 16. 2024

#4. 아침 밥상과 재즈, 그리고 "뭐 어때용"

: 아침 식사 준비하기(part1)_ 나만의 리듬으로 아침을 차린다는 것



am 6:40

알람을 틀어놓지 않아도 어김없이 눈이 떠지는 시간이다.

아침 준비를 위해 어기적어기적 일어나 부엌으로 가서 듣고 싶은 재즈 플리부터 찾기 시작한다.






#1.

처음부터 재즈를 즐겨 들었던 것은 아니다. 무엇인가 집중을 해야 될 때면 늘 '연꽃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를 듣거나 그도 아니면 음악 채널을 전문적으로 운영하는 유튜버들의 '주제별 플리'를 찾아서 들었다.


재즈의 매력에 빠지게 된 것은 예측불가한 재즈 멜로디의 전개 때문이었다.

조금 더 곱씹어보자면 아침마다 자동반사적으로 트는 자유로운 재즈 선율에서 위안을 얻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지난 6개월간의 아침은 늘 빡빡하고 치열했으니까.


재즈는 연주 과정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들을 펼치느라 다른 악기와의 조화를 찾아볼 수 없을 것 같은데, 그것 자체로도 조화가 되는 희한한 음악이다. 설령 튕겨져 나가는 악기가 있더라도 "뭐 어때용~ 재즌데~" 라며 자신만의 리듬과 속도로 다시 음을 리드하고 다채로운 연주를 선보인다.

계획을 나노단위로 세우고 수많은 경우의 수를 생각하며 실행에 옮기는 파워 J에게 재즈의 느낌과 "뭐 어때용~"의 자세는 꼭 필요할지도.




#2.

파워 J의 아침 식단 구성 짜기는 늘 산 넘어 산이다.


- 이번 달 제철 재료를 사용하였는가

- 이번 주 아침은 급식 메뉴와 겹치는 것이 없는가

- 해당 음식에 재료가 냉장고에 충분히 있는가.

    혹시 없다면 대체 재료로 컨트롤 가능한가  

- 재료와 맛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가


식단 메뉴를 짜기 전에 늘 여러 경우의 수를 생각하는데, 이렇게 미리 계획을 짜 놓아도 일요일 저녁만 되면 '쓰읍.. 이보다 더 베스트 조합을 찾을 수는 없을까'로 머리가 지끈거린다.

성격상 잘하고 싶다, 잘해야 된다는 생각 때문에

'계획에 맞는 음식+맛있어!'

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지 못한 날에는 찝찝함으로 가득한 아침을 맞이하곤 했다.

왜 나는 사서 고생인가. 고생이 취미인가 자아성찰을 하다가도 아침상 차리기는 결혼과 동시에 찾아온 나의 다짐이자 결혼 생활의 로망이기도 했기 때문에 쉽게 무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인가 아침 밥상의 맛있고 없음으로 나의 하루를 찝찝함으로 보내기에는 너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내 아침식탁은 맛있다가 포커스는 아니었기 때문이다.(물론 그 와중에 맛있으면 금상첨화겠지만~!)

그냥 가볍게 한 끼 먹을 수 있는 아침 밥상, 거기에 따뜻함이 오고 가는 식탁이면 충분하다.



메인 음식이랑 반찬이랑 조화가 안되면 어때용~

제철 재료 사용 안 하면 어때용~  

냉장고에 재료가 없으면 어때용~


재즈의 느낌이 필요할 때였다.




#3.

완벽한 재료들로 음식의 합을 생각하며 만드는 미슐랭 코스 요리까지는 아닐지라도 나만의 방식과 리듬으로 아침 밥상을 차리면 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어떤 날은 기가 막히게 조화로운 양념 황금 레시피를 찾을 수 있을 것이고, 또 어떤 날에는 요리왕 비룡이 울고 갈 음식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오빠가 번개 그림의 뒷배경과 함께 "미미(美味)!"를 외치는 순간도 찾아오겠지.

그때까지 나의 아침 밥상에는 늘 재즈가 함께할 것이다.




뭐 좀 얼렁뚱땅하면 어때용,

아침 밥상에 정답은 없는 거잖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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