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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붕어만세 Jun 20. 2024

양두구육 | 羊頭狗肉

아빠가 들려주는 사자성어 이야기

고기 "육" 이 아주 직관적이죠?

양의 머리(羊頭)를 걸어 놓고, 개 고기(狗肉)를 판다. 푸줏간 문 앞에 양머리가 걸려 있다면, 당연히 양고기를 파는 가게라고 생각하겠죠. 그런데 들어가서 보니 개 고기를 팔고 있으면 속았다고 생각하게 될 겁니다. 이렇게 겉보기에는 그럴듯하게 꾸몄지만, 실제로는 형편없는 것을 말할 때 양두구육이라고 합니다. 양두마육(양머리에 말고기) 혹은 우골마육(소뼈에 말고기) 모두 같은 맥락에서 나온 표현들이구요.


제영공은 미녀들에게 남자의 옷을 입히는 것을 좋아했는데, 이를 본 여인들이 남장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알게 된 제영공은 궁궐 밖의 남장을 모두 금지했으나, 유행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한 신하가 나서 제영공에게 고합니다. "궁에서는 남장을 하면서 궁 밖에서는 하지 말라 하는 것은, 양머리를 걸어두고 개 고기를 파는 것과 같아 영이 서지 않습니다. 궁에서 먼저 남장을 금지하시면, 궁 밖에서도 자연스레 사라질 겁니다." 왕이 스스로를 먼저 돌아 보라는 간언입니다.

어..양머리를 그리기는 좀..호러 대백과도 아니고.

에헴. 잘난 척을 위한 한 걸음 더..

춘추전국시대. 제나라의 왕 제영공은 미녀들에게 남자의 옷을 입히는 취미가 있었습니다. 그러자 왕의 눈에 띄려는 궁녀들이 하나 둘 남자의 옷을 입기 시작했고, 그 소문을 들은 궁 밖의 여인들도 남장을 따라하기 시작해 제나라 여인들 사이에서는 남장이 유행하게 됩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제영공은 궁 밖의 여인들이 남장을 하는 것을 금지했으나, 불 붙은 유행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습니다.


하루는 제영공이 재상인 안영을 만나 이 문제를 상의했습니다. 안영은 인망이 두텁고 강직한 재상이었는데 적절한 비유를 들어 왕을 깨우치는 것으로도 이름이 난 신하였습니다.


"궁궐에서는 왕께서 미녀들에게 남장을 시키고 총애하시면서 궁궐 밖의 여인들에게 남장을 금지하는 것은, 마치 양머리를 걸어두고 개 고기를 파는 것과 같은 일입니다. 겉과 속이 다르면 백성들도 따르지 않는 법. 궁에서부터 먼저 남장을 금지시키신다면 궁 밖에서도 금세 사라질 것입니다." 제영공이 안영의 말을 따라 궁궐 내에서 남장을 금지하자, 곧 제나라에서 남장을 하는 풍습이 사라졌습니다.


양두구육을 가볍게 빗대어 사용할 때는 '빛 좋은 개살구'처럼 실제가 겉으로 보이는 것만 못하다는 의미로 주로 쓰이지만, 표리부동처럼 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로도 많이 사용합니다. 겉과 속이 다른 경우에도 양머리를 걸어 놓고 소고기를 주는 경우는 없을 테니, 주로 남을 속이기 위해 교묘하게 꾸민다는 인상을 줄 때 사용합니다.


…비슷해 보이지만, 겉바속촉은 양두구육과는 결이 좀 다릅니다..






이게 다소 탄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만..


아주..말이나 못하면 그냥..


뭐..겉은 확실히 바삭하구랴.


콜라는 살 안 쪄요.





덧) 동물의 머리니까 양대가리가 맞긴 합니다만..요즘엔 커휘도 나오시고, 거스름돈도 나오시다 보니 동물님께 함부로 대가리라고 해도 되나 싶고...일단 제가 쫄려서..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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