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들려주는 사자성어 이야기
범(虎)인 줄 알고 돌(石)에 활(射)을 쏘다(爲). 글자만 보고 고민하다 보면 '잘못 보고 오해했다'나 '목표를 놓쳤다' 정도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석위호는 정신을 집중해 일을 꾀하면 불가능해 보이는 일도 반드시 이룰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명궁이자 맹장인 이광은 사냥을 나갔다가, 자고 있던 범과 맞닥트렸습니다. 화들짝 놀란 이광은 즉시 활을 꺼내 범을 조준하고 사력을 다해 활을 쐈습니다. 다행히 활은 범에게 정확히 꽂혔는데, 어째 화살에 맞은 범이 좀 이상해 보였습니다. 찬찬히 확인해 보니 범이 아니라 범 모양의 바위였던 것이죠. 더 놀라운 건 얼마나 강하게 화살을 날렸는지, 화살이 바위에 꽂아 버린 것이었습니다.
에헴. 잘난 척을 위한 한 걸음 더..
전한 시대의 명장 이광은 우북평의 태수를 지낸 적이 있습니다. 흉노가 자주 쳐들어 오는 지역이라 이광을 시켜 지키게 한 것이죠. 이광은 무예가 뛰어난 맹장이자, 자애롭고 청렴한 지휘관이었고, 명령을 간결하게 바꾼 행정가이기도 했습니다. 이광이 부임하자 흉노는 한나라의 여러 장수들 중, 오직 이광만을 비장이라 부르며 두려워했습니다.
어느 날, 사냥을 나간 이광은 가까이에서 자고 있는 범을 만났습니다. 범은 날랜 맹수이고 활은 다시 재는 데 시간이 꽤 걸리니 반드시 첫 발에 범을 잡아야만 합니다. 이전에도 범을 맞추긴 했으나 상처 입은 범이 그대로 이광을 덮치는 바람에 부상을 입은 적이 있었거든요.
온 신경을 집중한 이광은 신중하게 화살을 날렸고, 무섭게 날아간 화살은 그대로 범에게 꽂혔습니다. 그런데 화살에 맞은 범은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상하게 여긴 이광이 가까이에서 살펴 보니, 화살에 맞은 건 범과 꼭 닮은 바위였습니다.
비록 명궁으로 이름 높은 장수라고는 하지만 바위에 화살을 꽂기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이광 역시 놀라서 다시 바위를 쏘아보았으나, 화살은 번번이 튕겨 나가기만 할 뿐이었습니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사력을 다해 쏜 화살은 바위에 꽂힐 정도의 힘을 싣고 날아갔지만, 그냥 쏜 활은 바위에 맞고 튕겨 나간 것이죠.
사마천은 사기에 이광에 대한 이야기를 적으며 '정신을 집중해 일을 도모하면, 불가능한 일도 해낼 수 있다'는 의미로 사석위호의 일화를 실었습니다. 사석성호(射石成虎) 또는 일념통암(一念通巖) 역시 같은 의미로 사용합니다.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