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없는 거잖아"

살아보니 그렇더군요. 진심 어린 한마디

by 정상환

요즘 세상을 두고 ‘불확실성의 시대’라고들 합니다.
우리가 매일같이 체감하며 살아가는 공기 같은 현실이지요.


일본에 90세가 넘은 할머니 한 분이 계셨습니다.

평생 성실히 살고 저축도 든든히 하셔서 꽤 부자죠.

그런데도 그분은 여전히 전기를 아낀다고 방 한 칸만 쓰고, 식사도 검소하게 하신답니다.

부자 할머니가 왜 이리 옹색하게 사는지 궁금하여 어떤 이가 물었습니다.

“할머니, 이제 좀 좋은 것도 드시고 여행도 다니시지요. 왜 그렇게 아끼세요?”
그러자 할머니는 “미래가 불안하잖아.”라고 답했답니다.

이에 "자녀들도 많으시고, 다 잘살잖아요. 뭐가 불안하세요?"라고 물으니

이 할머니 말씀이 더 걸작입니다.

"그러니 더 불안하지..."


90세 할머니의 그 한마디에는 숫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시간의 무게와 인생의 경험이 스며 있었습니다.

오래 살수록 오히려 ‘내일’이 더 낯설고 멀게 느껴지는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감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실제로 우리 모두는 최근 몇 년 사이, 예측 불가능한 현실을 몸으로 겪었습니다.
전 세계를 멈춰 세운 팬데믹은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내일의 모습’을 보여주었지요.
어제까지 붐비던 거리가 하루아침에 텅 비고, 익숙한 일상이 순식간에 멈췄습니다.
직장, 학교, 여행, 만남… 삶의 모든 풍경이 달라졌습니다.
그때 우리는 깨달았습니다.

‘내일이 당연하지 않을 수도 있구나’ 하고요.


이런 변화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기후와 기술, 국제 정세와 경제가 한 치 앞도 예측하기 어렵게 요동치는 시대에 살고 있죠.
사람들은 어제보다 조금 더 조심스럽게 하루를 열고, 불안한 마음으로 내일을 준비합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은 이제 누군가의 특별한 감정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일상적 정서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불안해한다고 해서, 그 미래가 달라지는 건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오히려 미래를 불안해하는 마음 자체가 현재의 생동감을 잠식하지 않나요?

우리는 끊임없이 현재의 만족을 유예하고 있지 않나요?

단지 '더 나은 내일'을 준비한다고 말입니다.


그런데 도대체 그 내일은 언제 인가요?


다섯 살 딸이 아빠에게 묻습니다.

“아빠, 내일이 언제야?”

아버지는 인자하게 답합니다.
“응, 하룻밤 자고 나면 내일이야.”


다음 날 아침, 딸이 아빠에게 말했습니다.

“아빠, 오늘이 내일이지?”

아버지는 대답했습니다.

“아니, 내일은 하룻밤 자야 한다니까!”


다음 날 딸은 다시 물었습니다.

"아빠, 오늘이 내일이지?"

이제 아빠는 짜증이 올라왔습니다.

"아니 몇 번을 말했잖아. 하룻밤 자야 내일이라니까?"


그 말을 듣고 의아한 듯 딸이 말했습니다.

“아빠, 그러면 내일은 없는 거잖아.”


여러분도 궁금하지 않나요?

도대체 내일은 오긴 오나요?


결국 오늘이 내일이고, 내일이 오늘입니다.

‘내일’은 늘 내일로 미뤄져 있고, 우리는 오늘을 살아갈 뿐입니다.


미래를 불안해하며 현재를 유예(?)하면, 정작 그 ‘내일’이 와도 우리는 또 다른 걱정 속에 있게 됩니다.
불확실한 시대일수록 더 중요한 건 ‘오늘을 어떻게 살 것인가’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게 일하고, 지금의 삶을 잘 즐기는 것.
그게 결국 가장 확실한 미래를 만드는 길 아닐까요.

내일은 아직 오지 않았고, 오늘은 계속됩니다.
그러니 오지 않는 내일에만 마음을 빼앗기지 말고, 지금 이 순간을 나답게 살아가는 것,

그것이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가장 단단한 방법 아닐까요?


하룻밤 자야 오는 내일, 좋은 꿈 꾸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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