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인 01
타이거 우즈 (1975 ~ )
미국 메이저 골프대회에서 타이거 우즈를 경기 내내 갤러리로 따라다녔던 적이 있다. 섹스 스캔들 때문에, 그의 샷 하나하나에 갤러리들의 평가가 엇갈렸다. 이제 50살을 눈앞에 두고 있다. 골프 레전드의 유종의 미를 기대한다.
붉은색 나이키 상의와 검은색 바지를 입고, 한 손에는 퍼트와 또 한 손은 주먹을 불끈 쥐고 포효하는 타이거 우즈. 그 사진은 아마도, 그가 미국 PGA에서 거둔 82번의 우승 장면중 하나일 것이다.
그는 골프 천재로 불리며, 현역 최고의 레전드다. 아마추어 시절 US 오픈대회 우승을 하면서, 이미 주목을 받았다. 1996년 16세의 나이로 미국 PGA에 입회하며, 나이키와 스폰서 계약을 체결해 무려 23년간 유지해 오다가 2023년에 계약이 종료되었다. 우승 상금뿐만 아니라, 나이키 스폰서 수익금 등 년간 수입은 스포츠 선수들을 통틀어서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9년 섹스 스캔들 이후 긴 슬럼프, 2021년 교통사고 등으로 큰 이미지 손상과 체력적인 한계를 보이고 있다. 전성기가 이미 지났지만, 아직 많은 사람들은 그린에서 포효하는 모습을 다시 보고 싶어 한다. 타이거 우즈의 아들이 올해 15세인데, 아들도 우즈의 DNA를 받아 골프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우즈보다 더 나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내가 다녔던 회사에는 불문율이 하나 있었다. 임원이 되기 전까지는 골프장에 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금융을 담당하거나, 외부 접점부서의 부장들은 예외였다. 대부분의 부장들은 대전 이남 지역으로 내려가서 라운딩 하거나, 그룹 임원들과 만날 일이 없도록 조심했다. 나는 부장 말년에 동네 실내 골프 연습장에서, 아내가 3개월 레슨쿠폰을 끊어주어 연습을 했다.
간부들에게 골프를 금기시하지만, 막상 임원이 되어 첫 라운딩에서 골프를 못하면 놀림을 당했다. 뒤늦게 배워 잘했다고 생각하더라도, 호스트 한 선배 임원이 “너는 일도 못하면서 골프도 못하냐?” 또는 “너는 일은 안 하고 골프만 쳤냐?”라고 하면 할 말이 없다. 물론, 농담이다.
1990년대 중반 나도 임원이 되고 골프를 시작하면서, 골프 신동이라는 말을 가끔 들었다. 100파(18홀 기준 100타 미만 기록)를 몇 개월 만에 했고, 골프대회에서 우승 등 나도 몇 개의 기록을 가졌다. 임원들은 주말에 풀 냄새 가득한 골프장에서, 업무 스트레스를 풀 수 있었다.
골프는 멘털 경기다. 벙커, 해저드, OB 등으로 한 홀에서 프로 선수도 몇 타를 잃어버릴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프로선수들은 컷오프 되어 짐을 챙겨 돌아가야 한다. 타이거 우즈처럼 지속적으로 우승하기 위해서는, 재능 이외에 멘털 관리가 필요하다.
주말 골퍼들은 타이거 우즈를 그냥 닮고 싶은 것이지, 그를 경쟁자로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와는 아예 차원이 다르기 때문에, 그의 놀라운 업적에 박수를 보낼 뿐이다. 임원들끼리 이렇게 농담했던 기억도 있다.
“천하의 타이거 우즈도 우리처럼 금요일 저녁에 늦게까지 술 마시고, 다음날 새벽에 두 시간 운전해 골프장에 와서 라운딩 하면 기록이 좋지 않을 텐데…”라고 말이다.
임원 초기에 그린 색 골프 바람막이 옷을 입고, 팀의 야외 워크숍에 참석했던 적이 있다. 당시 나는 직원들과 같이 생맥주를 한잔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타이거 우즈가 우승해 그린 재킷을 입었듯이, 오늘 나도 그런 기분으로 녹색 옷을 입었다. 야외에서 여러분들의 밝은 모습을 보니…”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상징도 타이거다. 그래서, 그에게 더 친근한 느낌이 든다. 그는 나에게 놀라운 우승기록 행진, 승리 순간의 멋진 퍼포먼스 등 많은 영감을 주었다.
요즘은 경기출전도 메이저 대회 중심으로 뜸하고, 경기가 끝날 때 모자를 가볍게 흔든다. 숱이 많이 빠진 그의 머리 모습을 보면, 왠지 싸하다. 타이거 우즈,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