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예술가 06
이원복 (1946 ~ )
우리나라 부모들이 마법 천자문을 강권해, 초등학생들이 많이 읽었다. 먼 나라 이웃나라는, 남녀노소가 즐겼던 최장수 학습 만화다. 마지막 편 아프리카가 끝나면, 우주로 눈을 돌리면 어떨까? 이 지구상에는 더 이상 그릴 곳이 없다.
이원복 덕성여대 시각디자인학과 명예교수는 국내 학습만화의 대부다. 그는 1981~86년까지 소년한국일보에 연재했던 만화를 묶어, ‘먼 나라 이웃나라’를 출판했다. 1987년부터 지금까지 단행본 기준으로 17백만부 이상 팔렸다고 한다.
원래 유럽 편(6권)으로 출간되다가, 2022년 인도 편까지 총 24권이 출간되었다. 현재 아프리카 판이 준비 중이라니, 총 25권이나 되는 방대한 학습만화다.
1981년부터 무려 40년 넘게 나라를 추가하고, 내용들도 2~3년에 한 번씩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만화를 봤지만, 업그레이드 버전이 많아서 읽었던 내용들이 조금씩은 다를 것으로 생각된다.
내가 이 만화를 접했던 것은 회사에 다닐 때였다. 해외출장을 갈 때 해당 국가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봤던 책은, 여행 가이드북과 이원복의 만화책이었다. 물론 방대한 내용이라 잘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두 가지 책을 본 것을 밑천으로 현지 주재원들과 이야기했다.
이원복은 독일에서 10년간 유학을 하면서 여행을 다니고, 만화에도 손을 놓지 않았다. 유학시절의 경험, 독서 등을 통해 이 만화책이 나왔다.
평론가들의 말에 의하면 유럽 편은 괜찮은데, 추가된 국가들 내용에는 다소 편향적인 그의 시각이 있다고 한다. 역사학자가 아닌 만화가로서, 한 나라를 꿰뚫고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아무튼 학습만화 시리즈를 만들고, 현재까지도 노력하는 그의 작가정신은 높이 평가해주고 싶다.
이원복은 다른 작품들도 남겼지만, 이원복 하면 먼 나라 이웃나라가 대표적이다. 만화가 웹툰으로 변한 지 오래되었다. K-웹툰은 라인과 카카오 웹툰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로 알려지고 있다.
이원복은 아프리카 편 역시 잉크를 사용해 그리고 있으니, 본인이 수작업 만화의 마지막 세대가 될 것 같다고 말한다.
이원복 만화가 K-웹툰 시절에 만들어졌다면, 17백만권 판매가 아니라 몇 번 뷰라는 타이틀을 가졌을지도 모르겠다. 이 만화가 시작된 1981년은 내가 고등학교 2학년 때였다. 참 오래된 학습 만화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