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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포국수 Jul 08. 2024

#6 - What is Decision Making?

Keep Calm & Carry On

What is Decision Making? – Keep Calm & Carry On

(의사결정이란 무엇인가? – 평정심을 유지하고 하던 일을 계속하라)


미국 시인 Robert Frost는 ‘The road not taken.’에서 두 길이 노란 숲에서 갈라져 있다며 인생의 선택,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인간적인 생각을 표현했죠. 기업도 경영자들의 의사결정에 따라 흥망성쇠의 길을 걷게 됩니다.


이번 에세이는 기업 의사결정의 중요성, 의사결정에 고려해야 할 사항, 그리고 감사에서 의사결정은 어떻게 활용되면 좋은 지를 살펴보겠습니다.




Top Down / Bottom Up

의사결정 하면 Top Down, Bottom Up이 생각납니다. Top Down은 최고경영자가 의사결정해 조직 전체에 전달되어 수행되는 것이며, Bottom Up은 실무진이 제안하고 최고경영자가 선택하는 방식입니다. 후자가 전자보다는 좀 더 역동적이고, 임직원의 업무몰입이 가능한 방식이죠. 두 가지 방식의 절충 형태인 Middle Up & Down이라는 개념은 팀제 조직운영에서 활용됩니다. 팀장이 주요 사안/PJT의 의사결정을 주도하며, 경영진과 실무진을 설득하는 것이죠. 대기업이라고 하더라도 팀 중심으로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만큼, 팀장에게 적정 권한이 위임된 이 방식은 직원들의 업무능력 향상에 매력적이죠.


기업마다 업종/업력이 다르기 때문에, 3가지 중 어떤 것이 좋은 지 콕 집어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불확실한 경영환경 및 시기일수록 Top Down 방식이 좋다고 하지만, 반대로 리더가 잘못된 의사결정을 할 가능성도 높죠. 게다가 임직원의 의사가 충분히 고려되지 않기 때문에, 의사결정에 대한 임직원의 거부감도 있습니다. 리더의 지시사항이 명확히 전달되지 않을 때는, 조직 내 혼선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참견하는 사람이 많으면, 오히려 일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뜻이죠. 리더가 중심을 잡고 의견을 하나로 모아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위의 3가지 중 적합한 것을 잘 선택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모두가 제 뜻대로 하려고 우왕좌왕하다가 조직이 난관에 봉착합니다. 의사결정은 모두의 마음을 한데 모아서 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출발점입니다. 핵심은 Open Mind와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입니다.


Silicon Valley / Hollywood / NASA

실리콘밸리와 할리우드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두 곳 모두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해 있으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정신입니다. 혁신적인 기술과 마인드, 엄청난 재량권을 가지고 펀딩 자금을 활용하는 실리콘밸리 기업. 자유롭지만 안일함은 없고, 비판적인 피드백을 적극 수용하며 영화제작에 몰두하는 할리우드. 이들에게 실패는 허용된 것이어서, 이들의 사업전략은 이제까지 없던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회사는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는 곳인 만큼 엄정성(Rigor)이 있어야 하고, 건설적인 대립을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회사의 문제점을 적극 표면화하고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감사부서는 더욱 이 마인드가 필요합니다. 아폴로 13호의 심각한 문제로 달 착륙이 불가능한 것을 NASA가 확인했을 때, ‘What-If 모델’ 이 가동됩니다. NASA 엔지니어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그들의 전문성을 이 모델에 탑재했고, 최적의 설루션을 찾아냈죠. 아폴로 13호가 비록 달 착륙에는 실패했지만, NASA는 신속히 대안을 만들어내는 저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프로들이 지혜를 모아 해결책을 찾는 진검승부에서, 자율적 의사결정과 상호협력의 조직형태인 Holacracy의 단면을 봅니다.


High Velocity & High Quality

의사결정이 빨라야, 업계의 리더 또는 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의사결정 스피드에서의 딜레마는, 어느 시점에 할 것인가라는 Timing입니다. 모든 정보를 수집/분석한 뒤 의사 결정하면 좋겠지만, 100% 정보를 취합하는 것이 쉽지 않죠. 경영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약 70%의 정보가 취합되고 나머지 30%는 의사결정권자의 직관력을 더해 의사결정 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합니다. 정보 수집/검토의 시간이 길수록 판단의 정확도는 높아지겠지만, 사업기회의 확률은 줄어들죠. 정보(Data)와 직관의 비율이 중요합니다. 아마존의 베이조스도 7:3의 황금비율로 의사결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죠. 정보가 70% 확보되면 리더는, 통찰력과 단호함으로 의사결정해야 합니다. 일단은 도박하듯 해보는 것이, 정보를 무한정 취득하려는 것보다 훨씬 낫다는 것이죠.


‘장고 끝에 악수를 둔다.’는 말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의사결정을 잘하는 리더는 완벽한 판단이 아니라, 신속히 의사 결정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수정합니다. 한번 내린 의사결정이 끝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Flow

무산소 잠수 중에 몰입이 깨어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Free Diving의 최고선수인 프랑스 기욤네리는 한 번의 심호흡으로 최고 깊이의 잠수기록을 가지고 있죠. 저는 이 사람을 몰입의 화신으로 생각합니다. 요즘은 Work Hard의 시대가 아니라, Think Hard의 시대입니다. 좀 더 생각하고, 특정 문제해결에 몰입해야만 부가가치 있는 결과를 얻는 시대입니다.


몰입의 세계적 권위자인 칙센트 미하이 교수는 3가지 요소(분명한 목표, 피드백, 난이도 조정)가 균형적으로 갖춰져야, 조직/개인의 몰입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판에 박힌 일에 사람들이 몰입하기는 쉽지 않죠. 기업은 임직원이 의미 있는 일에 몰입하기 위한 여건을, 우선적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의사결정은 해당 사안/PJT를 객관적으로 단순화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단순화 작업은 초월적인 관점에서 시작되면 훨씬 효과적인데, 이때 몰입이 힘을 발휘합니다.


Audit Opinion

감사활동이 종료되면, 감사인은 보고서를 통해 감사의견을 냅니다. 감사기간 동안의 인터뷰, 일지, 검토자료, 수집증거 등은 거대한 퍼즐(감사의견)에 탄탄한 논리 Tool로 활용되죠. 감사부서가 의견을 내는 과정에서 선택과 집중, 몰입, 객관화, 단순화, 대안제시 등 수많은 허들을 넘어가야만 합니다.


감사보고서를 쓰기 시작할 때 주필은 매일 개인 특유의 Ritual을 하게 된다고, 오랫동안 감사업무에 몸담았던 선배의 말이 기억납니다. 감사인의 잘못된 판단과 의견에 따라, 해당기업의 사업/전략/사람에게 되돌릴 수 없는 상처를 낼 수 있기 때문이죠. 신중하고 책임감 있는 감사의견이 요구됩니다. 그래야만, 감사의견의 권위 확보와 기업 리스크 3차 방어선에 걸맞은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합리적인 감사의견을 도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시는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Effectiveness / Efficiency

의사결정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질 좋은 의사결정을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의사결정에 따른 위험을 정확하게 평가하고, 대안들을 살펴야 합니다. 스피드도 중요합니다. 나아가, 실행목록과 우선순위를 정해 실행의 권한위임을 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필요한 과정/부서/사람을 포함시켜 실천해야 합니다. 이 4가지 요소가 모두 구비되면 의사결정의 효과가 극대화됩니다.


의사결정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것은, 시행착오 없이 의사결정 하는 것입니다. 사업의 성공을 위해 리스크가 통제가능한 사업에 집중하고, 투하자원의 활용도를 높여야 합니다. 스키복 제조업체라면 제조/판매 인프라의 활용 극대화 차원에서, 계절이 반대인 북미/남미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의사결정 시점을 연기하는 것 역시, 사안에 따라서는 전략적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많은 정보와 책임이 높은 사람에게, 의사결정을 위임하는 것도 효율적인 방안이죠. 의사결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디테일을 잘 갖춘 기업일수록, 의사결정의 질이 좋아집니다.


의사결정의 효과성/효율성을 저해하는 두 가지 인지 함정이 있는데, 패턴 인식과 감정 태깅(Emotional tagging)입니다. 이 두 가지 유형은 토론을 통해서만 극복이 가능합니다. 의사결정에서 임직원들이 침묵하는 이유는, 사회적 압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때 악마의 옹호자(Devil’s Advocate)를 활용하는 방식도 유용하죠. 이 사람은 모두가 찬성할 때에도 반대 의견을 제시해 토론을 활성화시키고, 대안이 있는지를 모색하는 역할입니다. 이 사람으로 인해 토론자들은 다각도의 관점에서 PJT를 들여다보게 되고, 의사결정의 오류를 사전에 점검하게 되죠.


Growing Pains / Postmortem Meeting

성장통은 기업의 외형성장에 비해, 내부역량이 불균형일 때 주로 발생됩니다. 매출은 급격히 성장하는데, 관리체제에서 프로세스 오류가 누적되는 상태를 일반적으로 말합니다. 이때는 임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공감대를 가지고, 사업/프로세스의 Re-Engineering에 착수해야 합니다. 사업 가운데서 승산이 없는 곳에서 철수하고, 성장성이 높은 분야에 경영자원을 집중해야 합니다. 성장통은 시간이 흘러가면 자연 치유되는 통증이 아니라, 내버려 둘 경우 기업의 죽음을 초래하는 무서운 질병입니다. 외형이 지속 성장 중인 국내 중견기업들 대부분이 여기에 해당되는데, 참고하면 좋겠습니다.


사후검시 회의는 구글에서 자주 활용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예상과 다른 PJT 결과가 나왔을 때, 관련자들이 원인 파악 및 개선방안을 도출하는 과정입니다. 바둑시합 종료 후 패자가 복기하며, 패배원인을 주변사람들과 찾아가는 것과 흡사합니다. 사후검시 회의에서는 참여자들의 심리적 안정감을 위해 질책, 책임을 추궁해서는 안 됩니다. 서로 협력하고 학습의 장이 되어야 PJT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PJT 실패에 따른 좌절감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 회의를 제대로 활용한다면, PJT 실패의 자산화를 통해 한 단계 높은 기업의 질적성장도 가능합니다.


Justice

다윗이 골리앗을 이기는 세상에 우리는 이미 살고 있습니다. 갓 태어난 D2C기업이 글로벌 거대기업들을 긴장시킨 사례는, 이제 다양한 사업분야에서 확인됩니다. 경쟁구도가 자주 바뀌고 ESG가 중시되는 요즘, 우리는 끊임없이 기업의 사업모델과 전략이 유효한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기업의 경영활동이 공정하고, 윤리적인가도 항상 질문하고 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비윤리적인 기업들은 몇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두려움이 만연한 기업문화는 생존압박이 강해, 내부에서 아무런 문제제기가 없습니다. 은밀한 용어(뇌물, 선물, 커미션)가 발달한 기업은, 비윤리적 행동이 합리화 수단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성공하면 비윤리적 과정도 면책되는 잘못된 결과중시의 문화, 총괄적인 책임 없이 파편적인 의사결정이 증가하는 조직은 비윤리적 단계의 시그널입니다. 리더가 조직의 면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적극 토론하게 해야만 윤리적인 기업이 될 수 있습니다.


Loon Shot

기업이 신사업을 개발할 때,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아이디어들이 있습니다. 룬샷은 이런 아이디어들을 적극 발굴하는 과정입니다. 룬샷을 위해서는, 회사 내 시스템을 잘 만들어야 합니다. 리더는 전지전능한 선지자가 아니라, 정원사임을 자각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작은 불씨(사업 아이디어)를 큰 횃불로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Complicated(난해)한 문제들은 내외부의 전문가를 활용하면 됩니다. 이 유형은 주로 폐쇄적인 영역의 문제들입니다. Complex(복잡)한 문제점은 환경변화를 주시하고, 최적 의사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이것은 오픈 시스템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난해하거나 복잡한 문제가 얼핏 비슷하게 보이지만, 문제해결의 관점에서 본다면 엄연히 구분됩니다. 문제의 유형을 제대로 알아야만, 최적의 의사결정 설루션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One more thing! – Group Genius

“한 명의 천재가 십만명을 먹여 살린다.” 삼성 故 이건희 회장이 삼성 맨에게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던 말입니다. 심리학과 교수이자 경영 컨설턴트인 키스 소여는, 창의력이란 협력을 통해 나온다고 말했습니다. 다수의 사람들이 생각과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나온 통찰력은, 개인의 통찰력을 합친 것보다도 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이죠. 사람들 사이의 협력이 창조적 힘을 자극해 강력한 통찰력을 이끌어내는 상황을 ‘그룹 지니어스’라고 정의했죠.


미국에서 최고의 인재들은 실리콘밸리나 월 스트리트에 지원하기 때문에, GE와 같은 일반 제조기업에 인재들이 많이 모이지 않습니다. GE에는 ‘Normal beyond Abnormal’이라는 말이 GE맨의 뇌리에 자리 잡고 있다고 하죠. GE의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비범하지는 않더라도, 비범함을 뛰어넘는 강력한 평범함을 추구한다는 역설입니다. GE맨들의 이러한 정신/조직문화가 그룹 지니어스의 실천, 회사에 대한 자부심의 원천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오케스트라는 지휘자를 따라 전체 단원들이 일체감을 발휘하는 연주 포맷이며, 원곡을 잘 해석하는 지휘자에 크게 의존합니다. 연주자들은 지휘자의 리딩에 따라, 반복 연습을 합니다. 재즈밴드는 오케스트라와는 다릅니다.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은 지휘자의 지휘봉에 시선을 집중하지만, 재즈밴드 연주자들은 서로의 눈빛과 동작, 표정을 보며 즉흥적으로 하모니를 만들죠. 재즈밴드에도 리더가 있지만, 상징적인 역할에 불과합니다. 재즈 연주자들은 각자 독립적이면서도, 강한 연대감이 특징이죠. 재즈밴드는 Group Genius를 실천하는 대표적인 조직유형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기업은 오케스트라, 재즈밴드 중 어느 쪽에 가깝습니까?


Keep Calm & Carry On(평정심을 유지하고 하던 일을 계속하라)은 제2차 세계대전 때 영국정부가 국민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제작했던 포스터의 슬로건입니다. 처칠은 나치와 타협할 것인가, 항전할 것인가를 두고 항전을 의사결정(Decision Making)했고, 영국인들은 처칠의 이 말에 혼연일체가 되었죠. 이 말에서 당시 처칠과 영국인들의 비장함, 설득, 공감, 결의 등 의사결정의 정수(Essence)가 녹아 있습니다.


싱그러운 봄입니다. 감사인 모두에게 좋은 소식들이 가득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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